MZ세대 외면…PC방·노래방 시대 끝
놀이문화 개인화·디지털 일상화 영향 전국 PC방·노래방 시설 감소세 뚜렷 코로나 이후 OTT 대중화 가속화 원인 업계, 생존 위해 피시토랑 등 변화 꾀해
[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한때 청춘의 상징이자 젊은 세대의 ‘놀이터’였던 PC방과 노래방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2000년대 전성기를 누린 이들 업종은 집단에서 개인화로 변해가는 놀이문화와 디지털 일상화로 인해 MZ세대의 외면을 받고 있다.
20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PC방 개수는 6999개로, 2023년 대비 8421개에서 약 1422개(16.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3년 만에 PC방 5곳 중 1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노래방 업계는 전년동기대비 2만7141개에서 2만5123개로 2018개(7.4%) 사라졌다.
충청권도 전 지역에서 뚜렷한 하락세가 나타났다.
충청권 PC방은 2023년 1087개, 지난해 1008개, 올해 6월 924개로 3년 동안 163개(15.0%) 감소했고, 노래방도 3534개에서 3432개, 3297개로 3년 새 237개(6.7%) 줄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MZ세대의 변화된 놀이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친구들과 PC방에서 게임을 하거나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풀던 집단 여가활동이 점차 혼자 즐기는 '개인화된 놀이'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이 급속도로 대중화되면서 이런 변화는 더욱 가속화됐다.
집에서도 충분히 모바일 게임 등을 즐기고 각종 영상 콘텐츠를 쉽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외부 오락시설을 이용할 필요성은 크게 줄어든 것.
대전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A씨는 “예전에는 친구들과 만나면 PC방이나 노래방이 단골 코스였지만 이제는 카페에서 대화하거나 집에서 OTT를 보는 추세”라며 “넷플릭스만 봐도 콘텐츠가 다양해 선택의 폭도 넓고 집에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보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기에 몰린 업체들은 변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피시토랑(PC방+레스토랑)' 개념을 도입해 식사와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거나 VR(가상현실) 체험시설을 갖춘 매장도 등장했다.
수도권 일부 PC방은 정육점, 만화카페, 헬스장, 심지어 숙박시설까지 결합한 복합공간 형태로 탈바꿈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오락시설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공간 제공을 넘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MZ세대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