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급감속 만학도가 지역대학 구한다

학령인구 5년 새 약 100만명 급감 외국인 학생 유치만으론 생존 한계 만학도 전형 확대·교육과정 마련 대학·성인학습자 모두 긍정적 효과

2025-08-20     최광현 기자
4년제 대학 정·수시 포함 만학도 전형 모집 인원.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입학자원 감소가 대학 위기로 직결되면서 ‘만학도(성인학습자)’가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학령인구가 2020년 788만 명에서 올해 697만 명으로 5년 새 약 100만 명 급감한 데 이어 외국인 학생 유치조차 한계에 부딪히며 대학들이 만학도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1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정보포털 등에 따르면 4년제 기준 2024학년도 만학도 전형 선발인원(정·수시 포함)은 2338명에서 2025학년도 3867명, 2026학년도 5110명으로 3년 새 2배 넘게 늘었다.


일부 대학이 모집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선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현상은 전문대, 일반대 상관 없이 인구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충청권 전문대학의 만학도 전형 선발인원은 2023학년도 352명에서 2026학년도 859명으로 2.4배 급증했다.

충청권 15개 전문대학 중 14개 대학이 만학도 전형을 운영할 정도로 일반화되고 있다.

주요 4년제 대학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충북대는 만학도 전형 선발 인원을 지난해 5명에서 올해 10명으로 두 배 늘렸고, 한밭대는 올해 처음 해당 전형을 도입했다.

대학들은 단순 모집이 아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형 명칭도 다양화하고 있다.

‘평생학습자전형’, ‘성인학습자전형’ 등으로 명명해 사회인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일부 대학은 단순한 전형 확대를 넘어 성인학습자를 위한 단과대 개설과 전용 교육과정까지 마련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배재대는 지난해 성인학습자 특성을 고려한 3개 전공의 평생교육융합학부를 신설해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대전대는 올해 혜화커뮤니티칼리지 단과대를 설립, 만 30세 이상 성인학습자와 특성화고 졸업 재직자를 위한 4년제 정규 학사과정을 시작했다.

이처럼 대학들이 성인학습자 확보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존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지방 중소대학일수록 학생 수 급감에 따른 재정난과 학과 통폐합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교육부의 구조개혁 압박까지 더해져 대학들은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퇴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만학도 전형 확대가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대학과 성인학습자 모두에게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재교육 수요 증가와 평생학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학이 그 수요를 충족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고등학교 졸업생만으로는 정원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성인학습자 유치는 이제는 대학 운영의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