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광복 80주년, 대한민국의 자유와 희망을 다시 새기다

최충규 대전 대덕구청장

2025-08-17     충청투데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던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우 전쟁’은 3년 6개월이 지난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국제연합(UN)은 이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실향민이 되거나 해외 난민이 된 이들이 약 1000만 명일 것으로 추산했다. 더욱이 전쟁으로 수천 개의 학교가 파괴되면서 약 100만 명의 아동들이 집에서 원격으로 공부하는 등 약소국 국민이 겪는 비애와 고통이 너무나 처절하게 느껴진다.

비단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중동·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내전 또는 다른 국가와 무력 충돌 등으로 난민이 된 사람들이 무려 1억 1730만 명에(2024년말 기준) 이르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도 영토와 주권을 일제에 빼앗기고 온갖 핍박과 고통, 설움을 당한 가슴 아픈 근현대사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와 시간적·공간적·상황적 배경은 다르지만 나라 잃은 ‘설움’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맥없이 주저앉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일제의 억압 속에서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목숨을 걸고 싸웠다. 또, 전국적으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3·1만세운동에 참여해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항의하는 등 잃어버린 주권과 영토를 회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한 결과 마침내 광복(光復)을 이뤄냈다.

며칠 전 지나간 제80주년 광복절은 우리에게 단순한 국가적 기념일을 넘어 대한민국의 자주와 독립을 위해 헌신한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담긴 역사적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우리의 이름과 언어, 문화를 말살시키려는 일제의 강압적인 지배를 온몸으로 견디며 조국의 독립을 향한 열망을 꺼뜨리지 않고 기어코 빛을 되찾은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광복의 기반이 된 대한민국의 자주독립 정신은 지난 80년간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렸으며, 이는 오늘날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현실은 80년 전 뜨겁게 용솟음치던 독립운동의 기개와 정신이 보이지 않는다. 이념, 지역, 세대, 성별, 나이 등 정치·사회 전반적으로 갈등이 증폭하면서 한국 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던 유관순 열사가 마지막 남긴 유언 중 일부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작금(昨今)에 우리가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야 할 너무나도 숭고하고 고귀한 말이다. 선조들이 죽음으로 일궈낸 자주독립 국가를 더욱 번영시켜 후손 대대로 물려줘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이념과 지역,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대한민국을 지향하고 지켜나가야 한다. 우리가 이 같은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와 평등의 기쁨이 넘치고 끝없이 융성하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