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글밭] 재난 앞에 멈추지 않는 금융지원, 수해 현장에서 다시 확인한 공공의 책임
조소행 충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
2025-08-11 충청투데이
올여름 충남은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큰 상처를 입었다. 예산, 아산, 당진, 서산 등에서 들려온 피해 소식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졌고, 많은 소상공인과 농가들이 생업의 기반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졌다. 침수된 상가, 폐기된 작물, 멈춘 장비, 그리고 막막한 눈빛. 이번 수해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지역 경제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중대한 위기였다.
충남신용보증재단은 이러한 재난 상황을 단순히 금융기관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았다.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한 분 한 분의 삶과 가게, 그리고 가족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 곧 재단의 역할이자 존재 이유라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다.
피해 접수 초기부터 재단은 충남도와 중소벤처기업부, 각 시·군과 긴밀히 협력해 긴급 금융지원 체계를 신속히 가동했다.
재해중소기업 확인증이나 피해사실확인서를 발급받은 업체에 대해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긴급 신청 건은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가장 빠르고 가장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재단을 통해 최대 3억 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며, 충남도 자금의 경우 피해 정도와 지역에 따라 1~2%대의 저금리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자금이나 일반자금도 피해기업의 상황에 맞춰 적절히 활용하고 있으며, 보증료 감면 및 만기 연장 등 금융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돈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 복구의 현실이다. 그래서 재단은 현장으로 나섰다. 지난 7월 17일, 임직원들과 함께 175개 점포가 침수된 당진 전통시장 어시장을 찾았다.
흙탕물이 빠진 자리에는 썩은 음식물, 젖은 의류, 망가진 집기가 가득 쌓여 있었고, 상인들은 멍한 눈빛으로 가게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우리는 적치물과 폐기물을 나르고, 바닥을 닦고, 통행로를 정비했다.
재난 앞에서 말보다 행동이 우선해야 한다. 우리 재단은 도민의 삶을 지키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자 금융지원뿐 아니라 현장을 선택했다.
신용보증재단이 서류와 숫자만을 다루는 기관이 아니라는 것을, 도민 곁에 함께 서는 실천기관이라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이번 폭우 피해는 많은 아픔을 남겼지만 동시에 재단의 존재 이유와 공공성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위기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깨달았다.
가장 먼저 손 내미는 것이 공공의 역할이며,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진짜 지원이라는 것이다.
충남신용보증재단은 앞으로도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금융지원과 함께 현장에서의 실질적 회복 지원까지 병행하는 행동하는 공공기관의 길을 꾸준히 걸어갈 것이다. 자연재해뿐 아니라 경기침체, 고금리, 감염병 등 다양한 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대응하며, 도민의 회복과 재기를 위한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
다가올 가을에는 오늘보다 나은 희망이 피어나길 바란다.
충남신용보증재단은 그 길을 함께 걷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