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3일만에 수돗물 공급 재개… “생지옥 경험했다”

증평읍내 전체 상수도 공급중단 초유사태 발생 주민·상권 올스톱… “집중호우에 송수관로 파손”

2025-08-07     김진식 기자
▲ 지난 5일 증평군 증평읍 전역에 단수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한 식당 출입문에 ‘단수로 영업을 중단합니다’라는 영업중단 알림글이 붙여있다. 사진=김진식 기자

[충청투데이 김진식 기자] "3일간 생지옥을 경험했다."

상수도 송수관로 파손으로 단수사태가 발생한 증평군의 한 주민이 한 말이다.


7일 증평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새벽 증평군 도안면 도성리 인근에 2001년 매설된 상수도 송수관로에서 누수가 생겼다. 지름 600㎜의 이 송수관로는 충주댐에서 증평 배수지에 수돗물 원수를 공급한다.


관 파손으로 같은 날 오후 증평읍내 전체 1만 7000여가구의 상수도 공급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이날 새벽 응급복구로 수돗물 공급이 일부 재개됐지만 흙물 등으로 고층아파트와 고지대, 단독주택은 이날 늦은 오후까지 큰 불편을 겪었다.

단수는 주민들의 생활을 멈추게 했다.

특히 불볕더위 속에서 주민들은 식사는 말할 것도 없고 샤워, 용변 등 위생문제 해결에 곤욕을 치렀다.

한 주민은 "음식을 주문해도 수돗물 중단 사태로 인해 음식점에서 영업을 못한다고 해 제대로 끼니를 챙길 수 없었다"고 했다.

다른 한 주민은 "60평생 줄곧 증평에서 살았는데 이렇게 황당한 일을 겪은 적이 없다"며 "집중호우 때문에 송수관로가 파손됐다고 하니 누구를 원망하느냐"고 푸념했다.

그나마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작은 기대를 했던 음식점 등 상인들은 아연실색이었다.

한 음식점 주인은 "주방에 물이 없으니 손님을 받을 수 없고, 화장실조차 못 썼다"며 "장사를 못 한 피해는 누가 책임을 지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 충주수도지사는 이날 증평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증평읍 일대에 발생한 대규모 단수 원인은 집중호우로 보강천 바닥이 침식되면서 매설된 송수관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원인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주수도지사는 이 같은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화성교∼증평배수지(약 5㎞) 구간 송수관로를 복선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허영준 충주수도지사 부장은 피해보상과 관련, "유사 사례와 관련 규정을 검토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피해를 본 주민에게 사과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증평=김진식 기자 jsk122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