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논평] 디지털 디톡스의 최신 버전, 사이버학습
이동진 건양사이버대학교 총장
2025-07-31 충청투데이
요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지구오락실’에서는 출연자들이 세계의 곳곳을 다니며 게임을 하고 결과에 따라 독특한 벌칙을 받는 모습이 나온다. 그중 출연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벌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정 시간 동안 스마트폰 없이 지내는 것이다. 출연자들은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며 농담 섞인 절규를 터뜨린다. 웃고 넘길 장면 같지만, 문득 마음에 질문 하나가 남는다. 언제부터 ‘디지털로 연결되지 않음’이 벌칙이 되었을까?
예전엔 당연했던 것들이 지금은 어색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시간,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식사, 가벼운 머리로 자유롭게 걷는 산책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의 알림이 없으면 불안하고, 스크롤을 멈추면 뒤처지는 기분이다. 항상 디지털로 연결되어 있어야, 아니 연결당해야 안심이 되는 시대다. 기술은 편리하다고 하지만 때로는, 과잉된 연결이 피로가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디지털 디톡스’를 찾는다. 금욕상자에 일정 시간 스마트폰을 넣어 놓기도 하고, 타이머로 앱을 잠그기도 한다. 그러면서 점점 더 나로부터 멀어지지 않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한 사이버학습은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시간과 공간에서 시작된다. 남과 비교할 필요 없이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된다. 그것이 공부임과 동시에 쉼이 된다. 이런 사이버학습이 일어나는 대표적 공간이 사이버 강의실이다. 사이버 강의실은 디지털 기술을 목적에 맞게 사용하고, 시간의 경계를 설정해서, 오프라인 활동으로 연결을 회복하는 ‘디지털 디톡스’의 모든 원칙을 우리의 삶에 녹여내는 훈련장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같은 사이버학습의 성공은 자기 주도성과 자발적 연결성에서 찾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사이버 강의실에서의 사이버학습은 ‘디지털 디톡스’의 최신 버전이며 디지털 연결을 끊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디지털을 선택적으로 잇는 것이다. 또 단절이 아닌 몰입을 통해 쉼을 얻고, 고요한 연결 속에서 배움을 얻는 것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쉼과 배움, 그 둘이 공존하는 가장 진보적인 공간이 사이버 강의실이고, 이것을 전제로 사이버 학습의 장이 지금의 사이버대학교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단절이 아닌 ‘선택된 연결’로 다시 나를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