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삶] 여름 제철 과일 복숭아
이윤호 충청대 호텔조리파티쉐과 교수
2025-07-31 충청투데이
대한민국 여름철 과일 중 최고는 복숭아다.
당도가 높고 수분이 많은 데다가 체내에 흡수가 빠른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더위로 지친 몸을 달래기에 으뜸이다.
복숭아 기원지는 중국 서부 신장으로 알려져 있다. 약 기원전 2000년쯤부터 재배를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 이전부터 존재, 고대 고분 벽화 등에 존재하고 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됐다. 조선시대 농서 농사직설과 산림경제에 재배법이 기록돼 있을 정도다. 고려시대 때부터 궁중 진상품으로 기록된 귀한 과일이었다.
맛도 맛이지만 색깔도 먹음직스럽다. 예로부터 이상향으로 복숭아꽃이 가득 핀 ‘무릉도원’을 꼽았다. 또 도교의 ‘선도’ 전설과 연계돼 장수·복의 상징이기도 하다. 언어적으로는 ‘복(福)’을 연상케 해 길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단점은 쉽게 상해 오래 저장하기 힘들어 초여름~초가을 제철이 아니면 맛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대의 저장기술을 활용하면 겨울에도 복숭아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복숭아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슬라이스 혹은 반 잘라서 레몬즙과 설탕을 넣고 40도 이하로 급속냉동해 밀폐용기에 보관하면 6개월 이상도 맛이 유지된다.
가정에서 만들어 일반 냉동실에서도 3개월 이상은 즐길 수 있다.
복숭아 과육은 당절임으로 인해 해동 후 식감이 더 부드러워져 빙수, 타르트, 케익, 콤포트, 젤리, 푸딩, 요거트, 파르페 등 디저트나 아이스티, 스무디, 칵테일, 막걸리 등 음료에 활용할 수 있다.
복숭아 산지로는 충청도가 유명하다. 며칠 전 복숭아 축제가 열린 조치원은 구릉지, 일교차, 일조량 등 복숭아 재배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 1908년 과수 시험포를 개설해 100년 이상 전통을 지닌 이유다. 지금처럼 교통물류가 발달하기 전에도 경부선을 타고 빠른 유통이 가능해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충북도 음성 햇사레, 옥천 향수30리 등을 생산하는 ‘복숭아의 고장’이다. 지난해 매출규모만 1000억원에 달한다.
요즘 망고 케익이 유명한데 복숭아도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면 우리 농가 소득이 2배 이상 올라갈 수 있다. 맛 좋고 건강에 좋은 우리 복숭아. 물론 제철에 먹는 게 가장 좋지만 다양한 음식으로 오래도록 즐겨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