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행위 의혹’ 병천고 시험장 이번엔 관리감독 논란
보안 중요한 시험 문제·재료 2023년까지 CCTV 설치無 복도 설치 두고 일부 교사 반발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속보>= 해마다 국가자격시험이 이뤄진 병천고등학교 실습동에 폐쇄회로(CC) TV 설치가 지난해에서야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2025년 7월 24일·25일·28일자 4면 보도>
시험 주관 기관 측의 시험장 보안 관리 소홀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병천고에서는 ‘코로나 19’ 사태 이전부터 미용 및 조리 종목의 국가자격시험이 이뤄졌다. 실제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남지사(이하 공단) 주관의 ‘상시검정 실기시험’은 2020년~2025년에도 해마다 여러 차례 진행됐다.
하지만 정작 시험장 건물인 병천고 내 실습동(양식·조리 및 미용 실습실 등 포함)에는 2023년까지 CCTV가 존재하지 않았다.
시험장 보안에 가장 중요할 수 있는 핵심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던 셈이다. 국가자격시험에 있어 시험 문제 및 재료는 기밀로 취급된다.
조리 시험의 경우 재료 보관 장소를 감시할 CCTV 설치는 물론 출입이 엄격히 통제돼야 한다. 그러나 기본 시설도 확보하지 못한 곳을 시험장으로 지정한 공단 측의 허술한 관리는 향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학교 전현직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실습동 건물의 CCTV 설치는 2024년에야 추진됐다. 본보가 확보한 ‘직업계고 신산업환경구축 환경개선을 위한 실습동 CCTV 설치’의 계약은 2024년 1월 18일 체결됐다.
당시 국내 유명 보안업체와 맺은 계약의 주요 내용은 실습동 A·B동, 1~3층 및 옥탑에 CCTV 16대와 녹화기 1대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계약금액은 859만 1000원이다.
그런데 당시 학교 내에서는 CCTV 설치를 두고 조리과 일부 교사의 반발이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이 이뤄지는 공간이 아닌 복도에 설치하는 것을 두고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일을 기억하는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때 CCTV는 도난 사고가 있을 법한 곳에만 설치하려 했다. 학생들이 종종 물건을 잃어버리는 사고가 일어나곤 했었기 때문이다”라며 “그런데 일부 교사는 ‘자신들을 감시할 목적 아니냐’면서 걸고넘어졌다. 이해가 되질 않았다”고 말했다.
아직은 의혹 수준이지만 교사의 시험 재료 사전 유출이라는 부정행위가 이전에도 관행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학교 조리과 내에서 CCTV 설치를 극구 반대했다는 정황은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한편 공단 측으로부터 수사의뢰를 접수한 경찰은 최근 학교를 방문해 관계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교내에서 시험 정보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CCTV 영상과 SNS 대화방 기록 등을 확보해 사건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