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세계 최초 조로증 원인 정밀 제거 성공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연구팀이 차세대 유전자 조절 기술을 활용해 조로증의 원인을 정밀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전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8일 생명연에 따르면 김선욱 미래형동물자원센터 박사 연구팀은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RNA)를 정확히 잘라내고 정상 기능은 그대로 유지해 안전성까지 높이며 조로증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조로증은 생후 1~2년이 지났을 때 피부가 주름지고 키가 자라지 않으며 뼈와 혈관이 급속도로 노화하는 유전질환이다.
약 800만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평균 기대수명이 약 14.5년에 불과하며 현재까지 완치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프로제린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와 구별해 정확히 골라내는 RNA 가위를 만들었다.
RNA 가위는 정상 단백질은 건드리지 않고 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만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은 DNA를 건드리지 않고 RNA만을 조절하므로 유전자 편집 기술에 비해 훨씬 안전하며 실수로 다른 유전자까지 자를 위험이 거의 없다.
이번 연구로 단순 질병 치료기술을 넘어 노화의 근본 원인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실제 연구팀은 나이가 든 사람의 피부세포에서 프로제린이 서서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RNA가위 기술을 적용했을 때 자연적 노화 현상도 일부 억제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책임자인 김선욱 박사는 “이번 기술은 조로증 뿐 아니라 RNA 편집오류로 발생하는 다른 유전질환의 15% 이상에 적용 가능하다”며 “앞으로 노화 관련 질병이나 암, 신경 퇴행성 질환 등에도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Molecular Therapy (IF 12.0) 지난 달 1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으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주관 BIG(Big Issue Group) 사업(생명연 주요사업), 글로벌 TOP 사업, 과기정통부 개인기초연구사업 우수신진연구,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