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웃는 0시 축제로… 상생 아이디어 ‘반짝’
유동인구 대부분 먹거리 부스 몰려 의류·신발 등 계획소비 업종은 고전 상점가 소비 확산 위한 자구책 마련
2025-07-28 조정민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이왕 하는 축제, 꾸준히 이어지면 좋으니까요. 이젠 우리도 같이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죠."
매년 대전 원도심을 환하게 밝히는 0시 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리지만 상인들의 체감은 엇갈리고 있다.
유동 인구는 분명 늘었지만 매출은 제자리라는 불만도 여전한 분위기다.
이에 최근에는 축제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경품 행사나 체험 프로그램 등 현실적인 아이디어들이 상인들 사이에서 활발히 제안되고 있다.
실제 중앙로 일대 상점가와 지하상가에서 만난 상인들 다수는 축제 기간 유동 인구 증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무더위를 피해 지하로 몰린 관광객들로 식음료·휴대폰 액세서리 등 즉흥적 소비가 가능한 업종은 매출이 20~30% 늘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반면 의류·신발·보석 등 계획 소비 중심 업종은 여전히 고전 중이다.
‘열흘간 사실상 장사를 포기했다’,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유동 인구는 몰리지만 대부분 먹거리 부스로 집중될 뿐 상점가 전체로 소비가 확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상인들은 중복 구매 유도를 위한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사은품 지급’부터 도심 공간을 활용한 매장 연계 스탬프 투어, 캐시백 이벤트 등의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중앙시장 한복거리와 연계해 전통 한복을 대여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마련도 제안됐다.
이외 축제 공식 지도와 안내 팸플렛에 기존 상점가 매장을 함께 노출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기도 했다.
지하상가에서 잡화점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유동 인구는 많은데 지하상가는 그저 무더위 피신처일 뿐 외지인들은 각 매장들이 어떻게 분포돼있는지 몰라 그냥 지나친다"며 "중앙무대나 먹거리 부스 외에도 인근 골목, 지하상가 매장 정보를 함께 제공하면 소비 분산 효과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전했다.
축제 시기와 교통 통제에 대한 지적은 여전히 제기됐다.
지하 공간 혼잡에 따른 안전 사고 우려까지 더해져 일부 상인들은 축제 시기를 기존보다 2주 정도 뒤로 조정하자는 의견이다.
중앙로에서 식음료 상점을 운영 중인 한 소상공인은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지는 건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축제가 됐으면 한다"며 "다만 일부만 이익을 보는 구조보다는 소상공인 전체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으로 축제를 재구성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축제의 기획 파트너로 바라보고 이들의 제안을 행정이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반영해야 할 때다"라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