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물폭탄 곳곳에 생채기… 안심하긴 이르다

청주 등 중부지역 중심 200㎜ 이상 내려 도로침수·토사유출·농경지 침수 등 피해 오송참사 궁평2지하차도도 또 통행 제한 18일 돌풍 동반 강한 비 예보… 주의 필요

2025-07-17     김영재 기자
▲ 지난 16일부터 17일 낮까지 충북지역에 내린 많은 비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청주의 경우 307.8㎜의 강수량과 함께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 많은 시간당 최대강수량 67.4㎜를 각각 기록했다. 청주시 강내면 미호강 인근 논(왼쪽)과 17일 하루에만 168.0㎜의 물폭탄이 떨어진 진천군의 한 오이재배 하우스가 물에 잠겨 있다. 청주에서만 160㏊에 달하는 농경지가 이번 비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충북농협 제공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비로 충북지역에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2023년 7월 14명이 숨지는 참사로 1년 동안 통제됐던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재개통이 된지 9개월 반만에 다시 통제가 됐다.

17일 충북도와 충북농협, 청주기상지청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충북도내에 평균 170㎜가 넘는 벼락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며 전역에 호우특보가 발령됐다.


지역별로는 청주에 307.8㎜의 물폭탄이 떨어진 가운데 이날 새벽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 많은 시간당 최대강수량 67.4㎜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평에는 16일 60.0㎜, 이날 210.5㎜ 등 모두 270.5㎜의 비가 쏟아졌다.

괴산에도 이날 하루에만 196.0㎜가 내리는 등 이틀 강수량이 247.5㎜에 달했다.

진천은 이날 하루 168.0㎜, 전날 54.0㎜ 등 222.0㎜의 비가 이틀 동안 내렸다.

음성은 201.5㎜다.

충주는 16일 42.2㎜이었지만 이날엔 3배가 넘는 139.5㎜가 내려 이틀 강수량 181.7㎜를 기록했다. 이밖에 보은 140.3㎜, 옥천 105.0㎜, 단양 79.5㎜, 영동 71.0㎜, 제천 65.9㎜ 등이다.

이번 비로 도로 침수, 낙석, 토사 유출, 농경지 침수, 나무 쓰러짐 등 피해가 잇따랐다.

조천과 병천천 등에 대한 홍수경보로 주변 지역에 주민대피명령이 발령됐다.

청주시는 산사태 및 하천 범람 우려로 서원구 현도면, 흥덕구 오송읍 등 10개 마을 주민 90명(산사태 17명, 하천범람 73명)을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시키고 이불, 베개 등 구호세트를 지원했다.

충북도는 지하차도 5곳의 통행을 통제했는데 궁평2지하차도는 장대비가 내리던 이날 오전 10시39분부터 통제됐다.

이보다 40분 앞선 오전 10시에 인근 미호강에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궁평2지하차도 통제에 인근 쌍천교 배수펌프 고장도 원인 중에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는 오송참사 후 보강공사를 위해 통제했던 궁평2지하차도를 참사발생 1년 4개월만인 지난해 10월 31일 전면 재개통했다.

2년 전 물이 넘쳤던 괴산댐은 비 줄기가 더 굵어지자 이날 오전 11시50분부 초당 방류량을 800t에서 1000t으로 늘렸다.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까지 청주에서만 160㏊가 넘는 농경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농작물 피해는 청주와 진천 등 중부지역에 집중됐다.

애호박 주산지인 청주 옥산과 오송 지역에서는 비닐하우스 40동이 반파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병천천과 미호강이 합류하는 오송읍 일대는 상습 침수 지역이다. 2017년과 2023년에도 불어난 강물이 유입되면서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충북농협은 침수 현황을 파악하면서 피해 지역에 양수기, 구호물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비 피해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청주기상지청은 18일 오후까지 충북지역에 시간당 50∼80㎜의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비좁은 지역에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올 것이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