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향한 뜨거운 신념, 오늘의 강경 지켰다
강경전투 75주기 순국경찰관 합동 추도식 엄수 등화동 경찰관 합동묘역, 국가관리묘역 지정 후 첫 추모행사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1950년 7월 18일 새벽, 강경은 침묵 속에 붉게 물들었다. 소련제 기관총이 불을 뿜고, 강경경찰은 두 차례 회담 끝에 ‘항복’이라는 선택지를 거부했다. 그리고 끝내 83인의 경찰관이 조국의 이름으로 장렬히 산화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75년이 지난 17일, 그날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제75주기 순국경찰관 합동 추도식이 논산시 등화동 경찰관 합동묘역에서 엄숙히 거행됐다.
이날 추도식에는 유동하 논산경찰서장을 비롯한 경찰관 및 유가족, 충남경찰 경우회원, 지역 주요 기관장과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해 순국경찰의 넋을 기렸다.
유동하 서장은 추도사를 통해 “포위된 절망 속에서도 끝내 항복하지 않았던 강경경찰의 결단은 자유를 향한 뜨거운 신념이었다”며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평화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두 가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첫째, 그날 우리는 적의 기관총에 맞설 무기가 없었다. 강한 안보가 평화를 지킨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공산주의에 굴하지 않은 강경경찰의 불굴의 신념이다. 이는 우리 후대가 계승해야 할 가장 숭고한 정신적 유산”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올해 등화동 경찰관 합동묘역이 국가관리묘역으로 승격된 점도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유 서장은 “이 묘역이 국가에 의해 관리된다는 것은 단순한 행정적 의미를 넘어, 이분들의 헌신이 국가의 품에서 영원히 기억된다는 뜻”이라며 “이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서승일 대전보훈청장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지역을 점검하느라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하신 백성현 시장님께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추도식은 묵념, 추도사, 추념사, 헌화 순으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유가족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75년 전 강경의 비극을 되새겼고, 참석자들은 “우리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는 다짐을 가슴에 새겼다.
한편, 논산시와 논산경찰서는 해마다 순국경찰 추도식을 열어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경찰 선배들의 희생을 기리고 있다. 대한민국 땅 위의 평화는 이처럼 이름 없는 이들의 피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