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도시 위상 커지는 제천… 숙소 부족에 발목
민선 8기 각종 대회 100여건 유치 열악한 숙박 환경에 매번 ‘골머리’ 인프라 확충 행정력만으로는 한계 민·관 상생 위한 업소들 협조 절실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민선 8기 들어 각종 대회를 100여 건 유치하며 ‘스포츠 마케팅 도시’로 자리 잡은 제천시가 숙소 부족 문제로 매번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선수단 숙박 환경은 곧 도시 이미지로 직결되는 만큼, 제천시와 숙박업계가 머리를 맞댄 근본적인 인프라 확충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 숙박 인프라 한계…대회 유치 ‘숙제’
15일 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의 등록 숙박 시설은 141곳으로, 큰 대회를 치를 때마다 숙소를 구하느라 선수단들이 애를 먹는다. 이런 숙소난은 제20회 아시아롤러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대회 1년 전부터 19개국 1500여 명 선수단 숙소 구하기에 나선 연맹과 시 체육회는 대회를 코 앞에 둔 지난달까지 진땀을 빼야 했다. 애초 지난해 초부터 국민연금공단의 청풍리조트를 선수단 숙소로 점찍어 협상을 벌였지만 지난달 중순 ‘서로 없던 일로 하자’고 손을 털었다. 9월 리조트 비수기 기간으로 예정했던 이번 대회가 갑자기 7월 성수기로 앞당겨지면서 리조트 측의 수익 구조와 연맹 측의 예산이 충돌했고, 결국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없던 일’이 된 것이다. 230객실 쓰고, 식사까지 제공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벌인 이번 대회 숙박 예산은 대략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숙소 ‘하늘의 별따기’…관광객 불편 가중
시 체육회는 시내권 호텔과 세명대학교 기숙사를 긴급 섭외해 겨우 숙소를 구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제58회 대통령금배 축구대회(참가 규모 1200명), 추계전국중등축구대회(4000명)와 겹치면서 숙소난은 더 심해져 시민과 관광객이 불편을 겪는 ‘풍선 효과’를 낳고 있다. 시 체육회 관계자는 “시 공무원들과 급하게 숙소를 잡느라 진땀을 뺐다지만 적정한 가격대에 구했고, 오히려 시내권이라 도심 경기 활성화에는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스포츠 마케팅 도시 명성 잇는 관건은 ‘숙박 인프라’
시는 지난해 100여 건의 대회를 치렀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연말까지 치러야 한다. 특히 기계체조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아롤러스케이팅선수권대회, 제천국제한방산업엑스포,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 국제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사정은 별반 좋아지지 않았다. 인프라 확충이 행정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관의 상생이 절실하단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시 관계자는 “선수단이 선호하는 시설은 그중 40~50곳 뿐이라 더 어렵다”며 “워크케이션센터 건립, 숙박시설 리모델링 사업비 지원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과 바가지 요금 근절 등 업소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