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칼럼] 휴식

윤문원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이사

2025-07-13     충청투데이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시작됐다. 도심의 무더위와 일상의 반복된 리듬 속에서 우리는 종종 삶의 의미를 잊곤 한다. 휴가는 단순히 일을 멈추고 어딘가로 떠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몸과 마음에 진정한 쉼을 허락하고, 자기 자신과 삶을 재정비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현대 사회는 속도와 효율을 숭상한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잘하라는 압박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기계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 과정에서 피로는 축적되고, 창의성은 메마르며, 인간관계는 소홀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휴식’이다. 휴식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삶을 회복시키고 재도약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과정이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 끊임없이 달리기만 해서는 결승선에 도달하기도 전에 지치고 만다. 중간 중간 잠시 숨을 고르며 풍경을 바라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 여유가 휴식이며, 그 쉼표가 오히려 삶의 문장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아무리 바쁘고 중요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결국 삶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


휴가는 가족, 친구, 자연과의 연결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함께 밥을 먹고, 깊은 대화를 나누며,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감정들을 되찾을 수 있다. 또 자신만의 시간을 통해 독서, 명상, 산책 같은 사색의 기회를 갖게 되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깨닫게 되며, 새로운 목표와 동기를 품을 수 있다.

휴식은 제대로 취해야 하며 얼마나 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쉬느냐가 중요하다. 몸과 마음의 휴식을 동시에 취해야 한다.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푸른 초원에 앉아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보고, 파란 하늘에 유유히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발상의 벽에 부딪히면 바다나 강가로 나가 낚싯줄을 드리우면서 파도와 바람 그리고 햇볕으로부터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해보자.

자연은 휴식하는 사람에게 "몸의 소리를 들어라", "맑은 눈을 뜨라", "아름다움을 배우라"고 말해준다. 지친 몸과 영혼도 씻어내고,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게 된다. 지친 영혼은 생기를 얻고 맑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진정한 휴식은 삶의 중심을 다시 찾는 시간이다. 일시적으로 멈추더라도 그것은 퇴보가 아니라,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준비다. 삶은 달리기만 하는 경주가 아니라, 멈추고 돌아보며 다시 걷는 여정이다. 이 휴가 시즌,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보고 삶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삶은 더욱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