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굳이… 야외설명회 열겠다는 천안 폐기물 사업자
주민 배려 부족 지적에 시행사 “장소 선정 어려워 불가피”
[충청투데이 박동혁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상황에 천안 동면에 대규모 폐기물 매립시설을 조성하려는 사업 시행사가 야외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어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외부활동 자제 권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면서 불만을 터뜨리는 반면, 시행사는 장소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10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사업 시행사인 천안에코파크㈜는 오는 14일 오전 10시 천안시 동면 수남1리 마을회관 공터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장폐기물 매립시설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그러나 설명회 개최를 두고 일부 주민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데 설명회를 야외에서 진행하는 것은 주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수남1리 출신인 주민 A 씨는 “복더위에 콘크리트바닥 위에서 설명회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주민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면 저런 선택을 하는지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씨는 설명회 전날 주민들이 경기도 가평으로 단체 관광을 다녀오는 것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는 “비록 마을 공금으로 관광버스 대절해서 다녀온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는 한 마을에서 7월에 단체관광을 다녀온 역사가 없다”면서 “가는 사람들은 주로 매립장 찬성파들”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시행사는 같은 날 오후 3시 충북 청주시 오창읍 행정복지센터에서도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는데, 이 설명회는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에서 이뤄진다. 이에 동면 주민들은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시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시행사 측에 야외 설명회에 대한 우려는 표했다”며 “시행사 측에 따르면 설명회 장소 대여가 어려웠고 예약했어도 취소가 돼서 어쩔 수 없이 야외로 정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행사 측은 장소 선정이 매우 어려워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천안에코파크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행정복지센터와 협의해 실내 게이트장 등 마땅한 장소를 물색했으나 주민 민원 등으로 대관이 어려웠다”며 “야외에서 진행하는 만큼 주민들을 위해 천막을 설치하고 이동식 에어컨, 선풍기, 음료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주민 단체 관광에 대해서도 “그 부분은 저희와 상관없는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천안에코파크는 지난해 11월 동면 수남리 산92-4번지 일원에 매립시설을 조성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준비서를 제출했다. 이곳에 상부 4단, 하부 6단 등으로 이뤄진 4개의 돔형 매립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3320억 원 규모이며 부지면적은 38만 6343㎡, 매립면적은 20만 4906㎡에 이른다. 매립용량은 669만 307㎥이며 받아들일 폐기물 양은 669만t에 달해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힌다.
박동혁 기자 factdo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