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커녕 점심 장사도 접을 판”… 내포 자영업자 줄폐업 위기
‘공공기관 밀집’ 내포신도시 역대급 경영난 저녁 회식 자제 분위기…점심 장사도 어려워 홍성 폐업자 수, 코로나 때보다 18.3% 증가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금요일부터 주말 장사는 없다고 봐야 되는데 낮에 공무원들까지 안 나오면 어떻게 버팁니까. 7개월 동안 1억 2000만원 손해 보고 접었어요.”
관공서와 공공기관이 밀집한 충남 내포신도시(이하 내포)의 자영업자들이 ‘역대급’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내포의 임대료와 관리비는 대도시 수준에 못지않은 반면 상대적으로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공무원·공공기관마저 점심시간 외출이나 저녁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 소비침체, 소상공인간 과다경쟁 등이 겹치며 폐업의 기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포는 대전이나 세종, 천안·아산·서산·당진 등 인근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탓에 현재 4만 4000여명 수준의 내포 인구를 배 이상 늘릴 수 있는 대책이 없으면 자영업자들의 줄 폐업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임대료나 관리비,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줄이기 어려워 소비가 가능한 정주 인구가 증가해야 자영업자들이 ‘박리다매’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내포에서 곱창가게를 폐업한 A 씨는 내포 중심상가에서 벗어난 대로변 임대료도 기본 평당 10만원, 300~400만원에 관리비·전기요금·종업원 인건비까지 매달 1000만원 이상 들어간다”며 “가게 특성상 저녁 회식 손님이 많아야 하는데 코로나19 이후 단체회식도 많이 사라지고, 최근에는 공무원들 점심식사도 밖으로 안 나오는데 버틸 도리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고물가·고임금이 계속되고 있는 반면 금요일 오후~일요일 오후까지는 급격히 감소하는 내포의 인구특성과 단체회식 등이 감소한 사회적 분위기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충남의 자영업자 폐업자 수는 3만 5254명에서 지난해는 3만 9866명(TASIS, 국세통계포털)으로 13.0% 증가, 전국 평균(12.6%)를 상회했다.
이 중 내포신도시 중심상가를 포함한 홍성의 폐업자 수는 2021년 1393명에서 지난해 1649명으로 18.3%나 증가했다.
지난해 충남도와 충남신용보증재단 등이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2%대 초저금리의 위드코리아 자금 5000억원을 공급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정책자금을 집행했지만 자영업자들의 폐업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에 자영업자들 중에는 도의 정책자금 중 이자만 상환하는 기간을 선택할 수 있게 하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폐업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내포 신도시의 요식업체 대표 B 씨는 “도의 정책자금은 2년 이자만 내고, 이후 원리금 균등상환을 해야 돼 갑자기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며 “이자만 납입하는 기간을 1~2년이라도 연장할 수 있게 선택이 가능하면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