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럼] 러·우 전쟁에 통신과 사이버전은 남의 일이 아니다

오병일 충북과학기술혁신원 경영본부장

2025-07-07     충청투데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현대전 양상이 예전과 많이 바뀐것이 느껴진다.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테스트하는 장이 돼 버렸다. 미국이 지원한 통신장비는 최소 4만대였으나 통신장비를 켜면 3분 내 러시아군 포탄이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군에서는 "이젠 무전기가 무용지물이 됐다"며 "지원받은 무전기를 역이용해 나무에 묶어 러시아 포탄을 고갈시키는 용도로 쓰고 있을 지경"이라는 말도 나온다.

미군 위치정보시스템(GPS) 유도탄의 대표 주자로 불리던 엑스칼리버 155㎜ 유도탄과 다연장로켓인 하이마스의 명중률은 10% 아래로 추락했다.

두 무기는 통신전파를 잡아 해당 지역에 포격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전파 교란(재밍)에 대응하지 못하는 미군 포탄의 신세도 마찬가지다. 이에 재밍에 대응키 위한 안티재밍을 앞세운 ‘전자전’이 전장을 바꿔 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북한의 GPS교란으로 민간항공기와 선박들이 운항에 불편을 겪었다. 특히 북방한계선인 강원도 접경지역이 주 대상으로 한미연합훈련 시 길게는 6~8시간씩 지속됐다.

전파 교란에 대응하는 사이버테러도 심각해지고 있다. 공격 주체로 보면 북한이 80%, 중국 5%, 러시아 및 기타 국가 15%로 최근 3년간 3000대 이상의 공공기관 PC가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PC뿐만 아니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사회복지지원봉사 인증 시스템,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 해킹 등 사이버 테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SK텔레콤은 악성코드 감염 서버를 통해 2500만명의 가입자 유심정보가 유출돼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유출된 개인정보를 악용한 보이스피싱 시도가 여전히 활발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객들의 불안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를 계기로 산업정보 보호 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충북과학기술혁신원은 충청권 4개 시도가 수도권에 편중된 정보보호 기업과 인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 사이버보안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는 ‘2025년 지역거점 정보보호 클러스터 구축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2029년까지 5년간 국·도비 200억원을 투입해 정보보호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전략산업 연계 등을 추진할 것이다.

최근의 전쟁양상에서 보듯이 전파방해, 사이버 해킹 등에 대한 대비는 평시에도 계속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