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의정활동 수치 다수 지표서 ‘저조’
대전시의회 회의 일수 ‘최하위’ 충북·충남 1인당 발의건 하위권
2025-07-04 이심건 기자
[충청투데이 이심건·권오선 기자] 행정안전부가 이번 달부터 지방의회 의정활동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하면서 충청권 지방의회의 부진한 성과가 드러났다. ▶관련기사 3면
3일 행안부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정활동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개 항목이 기존 8개에서 27개로 확대됐다. 공개 항목은 기존 8개와 의회 운영 분야 7개, 의원 활동 분야 8개, 의회 사무 분야 4개로 총 19개의 항목이 추가됐다. 그중 회의일수, 회의 참석률, 의안발의 건수 등 ‘지역주민이 알아야 될 항목 11개’로 지정됐다.
전국 시도와 비교하면 충청권 광역의회가 여러 분야에서 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일수에서 대전시의회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총 333회를 기록해 18개 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충북도의회는 342회로 17위, 충남도의회는 359회로 14위로 나타났으며, 유일하게 세종만이 401회를 기록하며 4위로 상위권에 포함됐다.
충청권 내 지역 간 비교에서도 격차가 뚜렷했다. 민원처리 항목에서는 충남이 가장 낮은 실적을 보였다. 충남의 최근 3년 평균 33.3건으로, 충북(96.3건), 대전(65.3건), 세종(55.3건)과 비교해 가장 적었다.
충북과 충남은 1인당 의안 발의 건수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충북은 2022년 평균 5.7건에서 지난해 3.3건으로 하락했으며, 충남은 2022년 7.6건에서 2023년 3.7건, 지난해 4.9건으로 감소했다.
의원 겸직 신고 항목에서는 세종시의회가 85%(20명 중 17명)으로 가장 높았고, 대전은 63.6%, 충북과 충남은 각각 48.6%, 48.9%로 절반 수준을 나타냈다.
의회 내 징계 건수는 대전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지역에서 각 1건씩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정보공개 확대는 지방의회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충청권 의회의 성과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전 서구 탄방동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 A씨(46)는 "발의된 건수를 생각해보면 남은 시간에는 지금보다는 더 분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전시민들이 뽑은 사람들이기에 지역의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지역구 주민들을 위해 분발해달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충청권 성적 부진의 원인으로 정치 갈등을 꼽으며 남은 임기 동안 충청권 일부 의회와 광역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호택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영·호남 지방과 다르게 충청 정치권은 여·야가 대립하는 양상"이라며 "양당의 정치 대립으로 인해 특정 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과 비교했을 때 의정활동 시간과 건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의 역량 강화를 우선으로 의원들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시민 토론회 등을 주기적으로 개최해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정치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권오선 기자 ko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