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빚 고통서 해방… “다시 숨쉴 수 있게 됐어요”

20억원 채무 독촉에서 벗어난 70대 A씨 충남 금융복지상담센터 도움으로 ‘새 삶’

2025-07-03     이재범 기자
아이클릭아트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충남에 거주하는 70대 A 씨는 2000년대 초반 한 중소법인을 운영하던 중 외환위기의 여파와 거래처 부도로 인해 20억 원이 넘는 채무를 떠안고 결국 사업을 접어야 했다.

20년 넘게 이어진 채무 스트레스와 사회적 고립 속에서 A 씨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매달 30만 원의 수급비, 정부와 지자체의 주거비 보조 등을 통해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장기채권에 대한 추심이 다시 시작되면서 정신적 고통은 극심해졌다.

그런 A 씨에게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올해 3월 충청남도 금융복지상담센터(이하 센터)에 대한 언론 기사를 접하면서였다. 센터는 A 씨의 자산, 소득, 부채, 부양가족 등을 고려해 개인파산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법률구조공단과의 연계를 통해 마침내 지난 5월 파산 개시 결정을 이끌어냈다.

충청남도 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난해 4월 충청남도의회 안종혁 의원(천안3·국민의힘)의 대표발의로 제정된 ‘충청남도 금융복지 지원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도내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채무조정 상담과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 운영은 충남신용보증재단이 맡고 있다.

올해 3월 본격적인 사업을 개시한 이후 센터는 과도한 빚과 추심으로 고통 받고 있는 도민 230명(2025년 6월 기준)에게 채무조정 상담 및 컨설팅을 제공했다. 특히 신용회복위원회, 충남경제진흥원, 사회서비스원, 자활센터 등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현장 밀착도를 높였다.

안종혁 의원은 “부채 문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구조적 위기”라며 “공공의 개입 없이는 재기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청남도는 ‘망하면 끝’이 아니라 망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고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며 “충청남도 금융복지상담센터의 사업이야말로 그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단순히 빚을 줄여주는 곳이 아니라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키는 희망의 거점이 되고 있다. 가계부채와 자영업 위기가 깊어지는 지금 이 사업이 갖는 공공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충청남도 금융복지센터는 현재 천안에 위치한 동부센터와 홍성 에 위치한 서부센터를 운영 중이다. 과도한 빚과 추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민이나 개인사업자 누구나 상담 받을 수 있다. 문의 : 동부센터 (041-559-3931~4), 서부센터(041-530-3876~7)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