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만들어가는 정서 안전망… 모산중학교 마음건강 이야기
[충남교육청-충청투데이 마음건강 캠페인] 생명존중 N행시 행사로 서로 감정 표현 전해 감정 중요성·생명의 소중함 되돌아보는 시간 아산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하는 자살예방 생명 이어달리기 수업과 상담교사 연계까지 또래상담 ‘마음챙김’ 동아리서 필사 활동도 감정 이모티콘 만들어 상담실 전시 큰 호응
2025-06-26 박현석 기자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학생들의 마음건강과 정서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상담 사업이 모산중학교 곳곳에서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상황에 맞게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는 방법을 배운 아이들의 얼굴에는 작은 변화들이 일기 시작했다.
◆글에 담긴 마음, 따뜻한 온기를 전해요! - 생명사랑 n행시 공모전
"감정은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말이죠."
"생명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순간부터 시작돼요."
봄이 성큼 다가왔던 4월, 모산중학교에서는 특별한 글쓰기 행사가 열렸다. 교실 앞의 학급 게시판에는 ‘생명존중 N행시 공모전’을 알리는 알록달록한 안내문이 붙었다. 교내 Wee클래스에서는 ‘감정’ 2행시, ‘생명존중’ 4행시로 구성된 ‘생명사랑 N행시 공모전’을 통해 학생들은 평소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감정과 생각들을 시로 풀어냈다. 짧은 글귀 안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고, 감정의 중요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한 번 더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다.
공모전 우수작은 학교 홈페이지 배너와 복도에 전시됐다. 학생들이 전한 글귀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마음 편지가 되었고, 복도를 지나다니는 학생과 교사들의 마음에도 따뜻한 울림을 전했다. 수업과 수업 사이 쉬는 시간, 친구들과의 일상에서 문득 눈에 띄는 한 줄이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는 순간도 있었다.
2학년 송미주 학생:
- 감: 감정이라는 건
- 정: 정말 어렵고 헷갈리는 것
1학년 전예빈 학생:
- 생: 생글생글 웃는 우리의 얼굴은
- 명: 명작보다 더 소중한 하루를 준다.
- 존: 존재만으로 세상을 밝히는
- 중: 중요한 사람, 우리
한 학생은 "내가 쓴 N행시가 게시판에 걸려있는 것을 친구들이 보고 공감해주는 게 너무 좋았다"며 "마음이 이해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 ‘생명을 잇는 마음, 우리 모두가 주자입니다’- 지자체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생명존중 교육 ‘생명 이어달리기’
학생들의 마음 건강을 지키고,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모산중학교에서는 지자체(아산시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력해 ‘찾아가는 자살예방교육, 생명 이어달리기’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각 반 교실에서 담임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한 형태로 이뤄졌으며, 학생들이 본인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고, 자신과 주변의 위기 징후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내용으로 구성됐다.
생명 이어달리기 수업에서는 △평소 일상생활 중에서 내 마음을 살피는 방법 △마음이 힘들 때 나 또는 친구에게서 보일 수 있는 위기 신호 △도움이 필요할 때 찾을 수 있는 전문기관 정보(교내 Wee클래스, Wee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생명의전화 109 등) 등 정서적 공감과 실천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 전달됐다. 학생들은 교육 내용에 포함된 영상을 시청하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생명 존중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한 담임교사는 이 교육이 준 실제적인 변화의 사례를 전하며 "교육이 끝난 뒤,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찾아와서 ‘요즘 울적한 마음이 자주 들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오늘 교육을 듣고 나니 상담을 받아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바로 학교 상담교사에게 연계했고, Wee클래스를 통해 상담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는 "교육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학생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참 고마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생명 이어달리기’ 교육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학교-학생-가정-지역이 함께 마음 건강의 안전망을 만드는 소중한 걸음이 된 것이다.
◆내 마음 들여다보기 - ‘마음챙김 동아리’, ‘또래상담 동아리’ 운영
○마음챙김 동아리, ‘쓰담쓰담’
모산중학교에서는 정서적 위기 학생에 대한 개입을 넘어, 예방 차원의 다양한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그 예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정기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마음챙김 동아리 ‘쓰담쓰담’은 ‘글로 쓰는 명상’이라고도 잘 알려진 필사 활동을 통해 글을 쓰고 마음에 담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학생들은 매시간 한국의 아름다운 시가 담긴 필사 책의 내용 중 마음에 드는 좋은 글귀를 옮겨 적으며 문장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고,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1학기 마음챙김 동아리 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2학년 이태하 학생은 "책 속 문장이 제 마음을 다독여줬어요. 쓰는 동안은 머릿속도 마음도 맑아졌다"며 "생각이 복잡해질 땐 동아리에서 선정한 책뿐만 아니라 평소 자신이 읽고 있던 책에서 마음에 드는 글귀를 찾아 필사 노트에 적는 좋은 습관이 생겼다"고 전했다.
○우리 손으로 만든 감정 언어, 또래상담 동아리와 함께 ‘감정 이모티콘 만들기’
또래상담 동아리에서는 친구들과의 공감과 응원의 힘을 주제로 ‘감정 이모티콘 만들기’ 활동을 펼쳤다. 화난 얼굴, 기쁜 얼굴, 쑥스러운 눈동자…직접 디자인한 이모티콘 속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겼다. 학생들이 만든 감정 이모티콘은 상담실에 전시하기도 하고, 향후 상담실에서 운영하는 감정카드 예시, 교내 정서 지원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마음을 표현하고, 공감하며, 함께 성장한 시간들. 학생들의 작은 마음챙김 실천은 학교라는 공간에 따뜻한 울림을 남겼고, 마음건강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모산중학교 오정학 교장은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마음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학교는 생명존중 공모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자살예방교육, 마음챙김 동아리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고, 교내/외 상담이나 전문기관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사회정서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마음 건강을 돌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학교·가정·지역이 함께 학생들을 둘러싼 정서적 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