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도 반납… 축구에 진심인 천안시 女 공무원들

체육진흥과 이지은 팀장·남수진 주무관 올 부산제외 12곳 천안시티FC 원정 직관 타구단 시설 벤치마킹… 구단 발전 모색

2025-06-25     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경기도 김포에서 경남 창원까지 매주 주말 K리그2 경기장을 돌며 지역 축구 발전을 꾀하는 여성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천안시 체육진흥과 스포츠산업팀 소속 이지은(48·지방행정 6급) 팀장과 남수진(30·지방행정 8급) 주무관이다. 천안시티FC 운영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이들은 올해 부산을 제외한 천안의 원정경기를 모두 ‘직관’했다. K리그2에 속한 14개 팀 가운데 천안이 상대한 12곳을 직접 다닌 셈이다.

사실 구단 관계자들이 아닌 시청 직원들이 홈경기만 다녀도 나름의 역할은 다했다고 할 수 있지만 이들은 원정까지 모두 찾아가고 있다. 단순히 경기만 보는 게 아니라 타 구단의 클럽하우스나 경기장 현황들을 세세하게 살핀다고 한다.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들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구단 발전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남 주무관은 “다른 구단의 시설들을 보면서 ‘내가 좀 너무 좁은 세상에서 봤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가 부족한 것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유나이티드 경기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전용구장을 갖춘 것은 물론 팬들의 규모를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 팀장과 남 주무관은 하반기부터 구단의 숙원사업인 직영식당과 트레이닝실 등의 시설보강 사업을 추진한다. 관련 예산 8억 원은 이미 추경을 통해 확보한 상태다. 당초 확보된 예산은 도비 5억 원이었는데 여기에 시비를 더해 규모를 키웠다.

이왕 하는 사업, ‘멋지게 제대로’ 해보자는 이유에서다. 현재 설계 작업이 진행되는 중인데 늦어도 8월에는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선수들이 희망하는 라커룸도 향후 만들 구상을 갖고 있다.

이 팀장은 “그 정도만 갖추면 선수들이 오롯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렇게 해놓고 5년 뒤를 바라봤을 때 다시 필요한 부분을 고민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시티FC가 한 해 한 해 나갈수록 나아지는 건 보이는데 아직도 좀 부족한 감은 있다”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그만큼 성과가 안 나와서 안타깝기도 하다. 앞으로는 잘될 거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