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은 청소년? 충남서 5300억 규모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진 검거
충남경찰청, 조직원 32명 검거 13명 구속 해외서버 기반 및 SNS 익숙한 10대 이용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청소년을 아르바이트로 채용해 도박자를 모집한 불법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이 검거됐다.
이들은 2019년 1월~2024년 7월까지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총 8개의 도박사이트를 개설하고, 도박자금 충전과 환전 등을 위한 4곳의 사무실을 운영하며 스포츠 승부 결과에 금원을 베팅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5300억원 규모의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약 271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다.
신종원 충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19일 충남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3년말 ‘청소년을 알바로 채용, 도박사이트 광고 문자를 전송한다’는 내용을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총 32명을 검거하고 13명을 구속했다고”밝혔다.
청소년을 홍보 알바로 채용한 것은 청소년은 SNS 사용에 익숙해 또래집단 등에 빠르게 전파할 수 있고, 성인에 비해 불법 도박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약한 것을 이용했다는 게 신종원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의 설명이다.
이들은 별도의 국내 조직망은 두지 않고,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기업처럼 사이트를 운영하며 실적에 따라 사이트를 폐쇄·합병하는 등의 수법으로 경찰 조사를 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홍보팀은 국내 모집책 없이 SNS 메시지를 통해 접근한 10대 청소년에게 “돈을 주겠다”고 꼬드겨 사이트 홍보를 하고, 사이트 회원 가입은 추천인 코드를 통해서만 할 수 있도록 폐쇄적으로 운영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도박사이트는 10대는 물론 고령층까지 약 4만명의 회원이 도박사이트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원 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불법·상습 도박 이용자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시작했다”며 “불법 사이버도박 근절을 위해 도박 행위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수사로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