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窓] 실용주의, 성과로 증명해야

박돈서 前석송초등학교 교장

2025-06-15     충청투데이

요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실용주의’가 강조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의 바탕에는 실용주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유연한 실용정부’, ‘실용적 시장주의’, ‘실용외교’등 실용주의적 표현이 강조되었다.

노무현 정부는 ‘참여정부’라고 불렸는데, 이제 이재명 정부는 ‘실용정부’라고 불러도 될 듯싶다.

그런데 실용주의는 철학적으로는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19세기 후반 미국 동북부에서 시작된 미국 고유의 사상으로 알려져 있다.

"생각은 실천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떤 철학적 생각이든지 간에, 그 가치는 그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의 유용성으로 판단해야 된다"는 것이 핵심 요지이다.


프래그머티즘이란 용어를 처음 제안한 찰스 샌더스 퍼스는 사유와 행위의 실질적인 결과를 중요하게 여겼다. 퍼스와 동료관계였던 윌리엄 제임스는 "어떤 사람의 신념을 맞다고 보았을 때 그의 신념이 실제 생활에 유용성을 가지고 오느냐?"를 강조하였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정치적 실용주의는 주로 중도실용주의(中道實用主義)를 의미한다. 이것은 실학의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추구하던 전통과도 연결되는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고 있는 말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은 ‘죽(竹)의 장막’에 갇혀있던 폐쇄적인 중국을 개방개혁하여 오늘의 중국을 만든 등소평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에서 나온 표현이다.

이제 이재명 정부에서도 실용주의를 기반으로 한 정책을 집행한다고 하니 우선 기대가 된다. 정책은 언제나 냉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 현실과 괴리되지 않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특히 교육정책은 더욱 그러하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이다. 그런 나라가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강국에 진입하였다.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이었다.

이제 이재명 정부에서는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을 개벽하여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까지 역대정권에서도 노력은 했으나 실질적인 성과를 못낸 일이다.

지난 3년간 성과없이 개최된 ‘국가교육위원회’와 같은 위원회는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 유용성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집행해서 우리 사회의 고질과 병폐를 치유해야 한다.

실제로 희망을 주는 교육생태계를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가 만족하고, 선생님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그럴려면 진정한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숙의(熟議) 민주주의’를 통해 사회적 대합의를 이끌어 내야 가능한 일이다. 새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다시 한번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