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특사’ 이상설 선생 서훈 등급 상향되나

임호선 의원 ‘변경 조항 신설’ 상훈법 개정안 대표발의 제정땐 ‘2등급 대통령장→1등급 대한민국장’ 승격 가능

2025-06-15     김영재 기자
이상설 기념관 개관식 자료사진[진천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헤이그 특사인 보재 이상설 선생의 서훈 등급 상향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서훈은 나라를 위해 세운 공로 정도에 따라 훈장·포장을 주는 것으로 대한민국장, 대통령장, 독립장, 애국장, 애족장 등 5단계 등급이 있다.

보재 선생의 서훈은 2등급인 건국훈장 대통령장이다.


충북에서는 현재 보재 선생의 서훈 승격 운동이 일고 있다. 보재 선생은 1870년 12월 7일(음력) 진천군 덕문면 산직리(현 진천군 진천읍 산척리)에서 태어났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증평·진천·음성)이 지난 13일 상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임 의원실에 따르면 현행법에는 서훈 추천·확정·취소에 대한 규정은 있으나 서훈 ‘변경’ 규정은 없다. 이 때문에 보재 선생의 서훈 등급 상향에 대한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훈장 추서 사유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훈 등급이 상향된 독립유공자는 있다. 3·1운동의 상징 인물인 유관순 열사인데, 유관순 열사의 첫 서훈은 3등급인 건국훈장 독립장(1962년 추서)이다. 문재인정부 당시인 2018년 유관순 열사의 서훈 등급 상향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됐고, 이듬해에는 국회 대토론회까지 열렸다. 또 국회에서 서훈 등급 상향 촉구 결의안이 제출되고 서훈 변경을 위한 특별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정부는 서훈 변경을 할 수 없어 유관순 열사의 다른 공적을 찾아내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3·1운동 100주년 해이던 2019년에 서훈했다. 그래서 유관순 열사의 서훈은 건국훈장 독립장과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등 2개다.

당시 공적심사위원회는 이 다른 공적에 대해 "광복 이후 3·1운동과 독립운동의 상징으로서 전국민에게 독립정신을 일깨워 국민통합과 애국심 함양에 기여했다. 비폭력·평화·인권의 가치를 드높여 대한민국의 기초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현행법에 따라 보재 선생의 서훈을 승격하기 위해선 다른 공적을 찾아 추서해야 한다.

개정안은 공적심사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서훈 추천·변경·취소를 심의하도록 하고 서훈 추천 대상자의 서훈 변경 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

보재 선생의 서훈 등급을 기존 훈장 추서 사유로도 상향 조정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것이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보재 선생의 서훈 등급 상향 논의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 의원은 이 개정법안을 1907년 헤이그 특사가 파견된 만국평화회의 날짜인 6월 15일에 맞춰 발의했다.

임 의원은 "최근 헤이그 특사 이상설 선생 서훈 승격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6월 보훈의 달을 맞이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셨던 분들이 정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