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충청, 대선 민심 ‘또’ 통했다
평균 득표율 가장 근접해 민심 바로미터 재확인 대전 득표율 전국 득표율과 불과 1%p 미만 차이 충북 9회 연속·대전충남 1번 빼면 예측도 정확해 정권 책임론·중동무당층 흡수력 대선 승리 이끌어
[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 전통적인 '캐스팅 보트' 지역으로 불리며 선거 때마다 승패를 좌지우지 해 온 충청권이 다시 한번 민심의 흐름을 정확히 짚어냈다.
보수 진영에 손을 들어준 3년 전과 달리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높은 지지로 정권 교체에 힘을 실었다.
게다가 최종 개표 결과, 전국 평균 득표율과 가장 근접한 수치를 나타내면서 ‘민심의 바로미터’로서의 입지를 각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전에서 48.5%, 세종 55.62%, 충남 47.68%, 충북 47.4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충청권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대전 40.58%, 세종 33.21%, 충남 43.26%, 충북 43.22%의 득표율을 얻었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각각 9.76%, 9.89, 8.00%, 8.22%를 얻는 데 그쳤다.
특히 대전의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의 전국 득표율(49.42%)과 1%p 미만의 차이를 보였다.
충남과 충북 역시 전국 득표율과의 차이가 2%p 이내에 머물며 ‘중원의 선택’이 전국 민심을 대변한다는 공식을 다시금 입증했다.
역대 대선 결과를 놓고 봐도 충청권의 선택은 곧 승부의 향방을 정하는 가늠자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된 제13대 대선부터 이번 제21대 대선까지 충북은 9회 연속으로 당선인을 정확히 맞췄고, 대전과 충남 역시 1987년 한 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일치했다.
2022년 제20대 대선 당시에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 차가 불과 0.73%p인 치열한 접전 속에서 충청권의 선택을 받은 윤 후보가 최종 승기를 거머쥐며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그리고 3년 만에 충청권 민심은 또 한 번 ‘변화’를 택했고, 이번엔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선거 결과의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감이 누적되면서 ‘정권 심판’에 대한 선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으로 인한 탄핵 정국, 민생 불안, 거대 양당의 극한 대립에 대한 중도층 이반이 복합적으로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충청권 표심이 특정 정당이 아닌 실용성과 중도적 가치에 기반한 인물 중심 선택이라는 점에서 이 후보의 맞춤형 지역 공약이 표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이재명 후보는 유세기간 내내 충청권 맞춤형 공약을 통해 지역 유권자들과 접점을 넓혔다.
대전에서는 대덕특구 중심의 ‘과학수도’ 육성을, 세종에서는 ‘행정수도’ 완성을, 충남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과 서해안벨트 개발, 충북에서는 청주공항 거점화와 반도체·2차전지 산업 육성 등 현실적인 지역 성장 전략이 부각됐다.
선거 전략 측면에서도 이 후보는 민주당 전통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중도·무당층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계엄·탄핵 정국'에 대한 정권 책임론을 부각하는 동시에, 실용주의와 통합 리더십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충청권에 포진한 무당층 유권자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충청권은 지역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시대정신을 좇는 실용적 투표 성향이 강하다”며 “이번 선거에서도 전국 민심의 흐름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며 정치 중심축으로서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