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모두가 성장하는 교육의 품격

주도연 주다교육경영연구소 대표

2025-06-01     충청투데이

미국에서는 학생이 규칙을 어겼을 때, 교사는 공개적 꾸중 대신 일대일 면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면담을 통해 교사는 "넌 원래 이런 아이가 아니야. 네 안의 더 나은 모습을 믿는다"라고 말하며 그 학생의 자존감을 살려 주면서 마음을 고쳐먹고 바른길로 가도록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학생에게 학급에서 스스로 규칙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겨 주어, 책임을 다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한다. 아이들의 교육에도 품격과 신뢰의 언어가 필요하다.

품격이란 사람이나 사물에서 드러나는 고상하고 훌륭한 인품이나 품위, 또는 그 가치와 격조를 말한다. 즉 인간의 됨됨이나 행동, 말투, 태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내면의 수준과 품위이다. 특히 인간으로서의 품격은 개인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갖춰야 할 도덕적, 윤리적, 인격적 자질과 태도를 의미하며, 타인을 존중하고, 책임감을 느끼며, 진정성 있게 행동하고, 자기 성찰을 할 줄 아는 자세이다.

최근 교육의 품격을 떨어뜨린 일들은 주로 감정적 대응, 일방적 주장, 그리고 상호 존중 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례들은 교육 현장의 신뢰와 공동체 정신을 훼손하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의 관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교육의 품격은 법과 권리를 앞세우기보다는 이해, 대화, 신뢰, 배려로 지켜져야 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품격 있는 태도를 지니고, 공동체의 가치를 존중할 때 건강하고 존엄한 교육이 가능해 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품격은 무엇인가? 먼저 교육자의 품격부터 생각해 보자. 교육자의 품격은 단순히 지식 전달을 넘어서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 그리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인격적 품격이다. 품격 있는 교육자는 밝고 따뜻하게 말을 하고, 아이를 대할 때 판단보다는 이해하려는 마음, 실수를 인정하는 용기, 성적과 관계없이 학생을 존중하는 시선 등을 갖는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존중과 배려가 살아있는 사회에서 자라게 하는 첫걸음이 된다.

다음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품격이다. 교육 현장에서 종종 사소한 갈등이나 오해가 생겼을 때, 대화와 이해보다는 곧바로 고소나 고발로 이어지는 일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품격은 감정보다 이해와 존중을 우선시하는 태도, 실수에 대한 너그러움과 대화의 노력, 교사와의 관계를 동반자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렇게 될 때, 교육 공동체 모두가 성장하는 품격 있는 교육풍토가 이뤄질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갈등과 분열, 혐오와 이기심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품격이다. 사회의 품격은 단순한 겉모습의 예절이나 격식을 넘어서서 사람을 존중하고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내면의 태도와 실천하는 행동이다. 사회적 품격을 통해 갈등과 불신보다는 대화와 신뢰가 깊은 사회, 그리고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품격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이다. 우선 나부터 품격을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