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당초보다 ‘껑충’… 천안 성성아트센터 타당성 글쎄
사업비 당초 예산 넘는 1756억원 경제성 0.66으로 기대에 못 미쳐 내년 정부 투자심사 통과 불투명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박상돈 전 천안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천안 성성아트센터’ 건립의 경제적 타당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1월 14일자 10면 보도>
무엇보다 총사업비가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1756억 원으로 추산되면서 실효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천안시는 최근 ‘성성아트센터 건립 세부 운영계획 수립 연구’의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보고회 자료에 담긴 ‘경제적 타당성 분석 결과’를 보면, 지불의사금액을 적용해 산출한 경우 B/C(비용 대비 편익)값이 0.66으로 분석됐다.
지불의사 금액은 앞서 연구용역 업체가 지난 4월 천안 및 인근지역 시민 1122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나온 평균액 1만 2686원이 적용됐다. 운영수익과 여행거리 및 시간비용을 기반으로 편익을 추정하는 객단가법을 적용한 B/C값은 0.40으로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B/C가 1.0을 넘어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시는 올해 하반기 전문기관을 통해 타당성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B/C값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내년으로 예정된 정부 투자심사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순수 시 예산으로 1750억 원이 넘게 드는 시설을 건립하는데 매년 운영에서도 상당한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구용역에서 나타난 ‘아트센터 연간 지출 예산’은 프로그램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합쳐 37억 5100만 원이다. 반면 연간 수입예산(프로그램 사업 및 공간 대관 수입)은 11억 7700만 원에 그친다. 단순 계산으로도 해마다 25억 7000만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구조다.
이미 천안에는 예술의전당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신부문화회관도 복합 문화예술센터 개념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에는 78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여기에 성환문화회관도 시설 개보수를 거쳐 각종 공연이 재개되는 등 공연장으로서의 기능을 회복하고 있다.
중복되는 개념의 성성아트센터를 추가로 건립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실제 성성아트센터 구상에는 대공연장이 포함되지 않았다. 중공연장과 소공연장, 공연지원시설, 전시장 등이 포함됐다.
교육센터를 비롯한 창작스튜디오와 카페, 매점, 레스토랑에다 502대 규모의 주차빌딩이 들어선다. 아트센터 건립과 관련된 나름의 차별화가 보이지 않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관련 행정절차를 강행하는 것보다 이 사업을 중장기 과제로 두고 면밀한 검토를 해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천안시의회 복아영 의원은 “가뜩이나 천안시가 이번 추경 때 지방채를 발행하겠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을 무리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싶다”면서 “사업을 하더라도 내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방향을 정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문화예술 관련 시설의 B/C가 1.0을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종보고회에서 나온 평균값이 0.5정도 되는데 나쁜 수치는 아니다”라며 “향후 타당성 조사를 의뢰하고 그게 통과되면 재정투자심사를 받고 건축행위가 들어갈 예정이다. 나중에 도비를 지원받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