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일 소방헬기 구조 장비 고장… 고지대 인명 구조 빨간불

대전소방, 호이스트 모터 결함 확인 해외 수급 제작 수리 수개월 예상 산행철 앞두고 고지대 구조 공백

2025-05-26     김중곤 기자
대전소방헬기. 대전소방본부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대전소방헬기가 부품 결함으로 한동안 고지대 구조 작업에 투입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소방헬기를 점검한 결과 기체 내 호이스트 장치의 모터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이스트는 헬기 구조 작업에 사용되는 와이어(쇠 줄)로 탑재된 모터를 돌려 줄을 내리고 올리며 부상자를 구조한다.


대전소방에서 운용하는 소방헬기는 고장 난 기체가 유일하다. 조속한 해결이 필요한데 문제는 그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전 소방헬기는 국내에서 가장 큰 헬기업체인 헬리코리아에서 임차한 것으로, 현재 해당 회사에 호이스트가 부착된 잔여 헬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전소방은 임차한 헬기의 호이스트 모터를 교체할 계획인데, 헬기 자체가 국산이 아니다 보니 호이스트 부품도 해외에서 수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호이스트 제작사에 모터 재고가 남아 있으면 이를 즉시 공급받아 약 1~2주면 부품 교체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통상 주문제작하는 헬기 특성상 제작사에 당장 재고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대전소방의 설명이다. 호이스트 모터를 새로 만드는 기간만큼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전소방 관계자는 "호이스트를 A/S 하는 외국 업체에 문의했을 때도 모터가 남아 있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이제는 제작사에 재고가 있는지 답을 기다리고 있어 현시점에선 정비 완료까지 얼마나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국에서 대전소방만 유일하게 구조헬기를 임차하고 있다"며 "호이스트 가격이 4~5억원 되는데 헬리코리아도 대전소방에서만 수요가 있으니 여유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듯하다"고 덧붙였다.

날이 풀리며 등산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방헬기 결함 장기화는 고지대에서 발생한 위급환자를 구조하기 어렵게 하는 등 치명적이다.

물론 대전은 같은 권역인 인근 충남, 충북, 전북으로부터 헬기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대전에서 직접 출동하는 것과 비교하면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올초 영남 대형산불과 의료대란에 따른 응급실 뺑뺑이 등을 감안하면 타 시·도 소방 또한 헬기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대전이 제때 지원받을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대전소방 관계자는 "헬기 투입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산행철에는 주말 하루 2번도 출동할 수 있다"며 "근거리 출동을 원칙으로 하는데 지금으로선 전북 헬기가 대전으로 날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헬기 자체가 고장 난 것은 아니라 다행히 응급환자 이송과 항공 수색, 산불 진화 등의 임무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