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경기 끝나면 집으로… 한화생명볼파크 담장 못 넘은 매진 광풍
[한화이글스 인기 명과 암] 본보 설문조사 64% 끝나고 귀가 1박 이상 체류 응답 17% 밖에 없어 교통·숙박 인프라 부재가 큰 원인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신축 야구장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개장과 함께 대전은 오랜만에 야구 열기로 뜨겁다. 하지만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는 만큼 교통·숙박 등 인프라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정작 구장 밖 상권은 조용하고, ‘야구만 보고 돌아가는’ 방문객도 대다수다. 그라운드 안팎의 열기를 지역 경제로 연결할 장치가 없다면 지금의 매진 행렬은 반짝 흥행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에 충청투데이는 지난 15~1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개장 이후 관람객 증가가 지역 체류형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현장 불편 사항을 살펴보고자 야구장 방문객 716명 대상 온·오프라인(온라인 656명, 오프라인 60명)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가 단순 야구장을 넘어 체류형 관광 거점이자 지속 가능한 스포츠 관광도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최근 한화이글스의 인기와 함께 대전한화생명볼파크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반면, 이 열기가 지역 경제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야구 팬 상당수가 당일치기로만 대전을 방문하면서 기대됐던 상권 회복 효과는 빛을 보지 못한 것이다.
23일 기준 KBO의 일자별 관중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화는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8일 경기까지 총 18경기 동안 1만 7000명의 관중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운용 좌석 1만 7000석 기준 매 경기 매진인 셈이다.
문제는 야구장을 찾은 관람객 대다수가 경기만 보고 바로 귀가하는 짧은 체류시간으로 지역 경제와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5~18일 본보가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올해 한화생명볼파크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577명 중 64.3%(371명)은 경기만 보고 바로 귀가하거나 근처 식사 후 곧장 대전을 떠나는(3~4시간) 짧은 일정을 선택했다.
반면 1박 이상 체류는 17%에 불과했다.
지난 18일 진행한 오프라인 설문 결과 역시 경기 이후 관광 계획에 대해 응답자 60명 중 절반이 넘는 58.3%(35명)은 바로 귀가할 예정이라 답했다.
‘숙박은 하지 않고 식사나 쇼핑 까지만 할 예정’은 31.7%(19명), 이외 10%(6명)만이 숙박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처럼 야구장을 방문한 팬들의 체류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에는 교통 인프라와 숙박 인프라 부재가 꼽혔다.
설문조사 결과 야구장 방문 전후 겪은 주요 불편 사항으로 온·오프라인 통틀어 ‘주차난과 교통 혼잡’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숙박 문제가 주요 불편 사항으로 지목됐다.
현재 대전한화생명볼파크 인근은 대부분이 모텔 중심 숙박 시설에 그치고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이 숙박하기엔 여건이 마땅치 않다.
야구장을 찾는 방문객의 경기 관람 외 활동이 식사나 카페 이용에 머물고 있는 점 역시 인근 뚜렷한 관광지나 여가 콘텐츠가 없음을 의미한다.
인근 시장 상인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었다.
이들은 야구장 주변 체류형 콘텐츠와 인프라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 인근 재래시장인 문창시장의 한 상인은 “야구장 혜택은 치킨집이나 면옥 같은 몇몇 식당만 조금 있을 뿐 전통시장은 거의 없다”며 “시장 내 먹거리 조성도 부족하고 주차난 때문에 손님이 아예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시장 내 몇몇 점포는 주말 한시적 특수를 누리기도 하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부사홈런시장의 다른 상인 역시 “몇 만 명이 온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아보려고는 하지만 실제 매출에 도움이 되느냐는 다른 문제다”라며 “야구장 인근 숙박이나 야간 콘텐츠, 주차 인프라라도 확충돼야 뭐라도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