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엔 너무 큰 쓰레기 봉투… 배출 불편·악취에 ‘시름’
충청권 1인 가구 느는데 봉투 규격 대용량 위주 여전 일부 지자체 소형화 움직임도… 도입 확대 필요성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5ℓ 미만 소형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95년 종량제 봉투(이하 봉투)가 도입된 이후 봉투 규격은 대부분의 지자체가 그대로인 반면 매년 1인가구 비율이 증가하면서 현재 5ℓ, 10ℓ의 봉투는 악취 발생 등 생활 편익 저하, 비효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봉투 제작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민간업체가 제작, 지자체의 혈세만 낭비될 것이라는 우려도 없다.
21일 KOSIS(국가통계포털) 등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인가구 비율은 전국 평균 35.5%로 집계됐다.
2016년 539만 8000가구(27.9%)에서 2019년 614만 8000가구(30.2%)로 30%를 돌파한 이후 2022년 750만 2000가구(34.5%) 등 매년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충청권에서도 1인가구 비율은 대전(39.4%)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충북(38.5%)과 충남(37.4%)도 전국 평균을 상회한다.
신혼부부 등 상대적으로 젊은층 인구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세종(33%)마저 3가구 중 1가구 정도는 1인 가구다.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소형 봉투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충남 내포신도시에 거주하는 1인 가구 A 씨는 “근처에 5ℓ 봉투도 판매하는 곳도 찾기 어려워 10ℓ 봉투를 사용하고 있다. 봉투 용량이 커 장기간 사용하면 악취가 발생, 봉투를 자주 버려야 돼 오히려 환경보호를 거스른다는 생각도 든다”며 “주위에는 봉투를 사지 않고, 공용 봉투에 개인 쓰레기를 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목소리가 커지자 일부 지자체는 소형 봉투를 도입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도내에서는 최근 보령시가 1인 가구, 관광객 등 소량의 쓰레기를 배출하는 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2ℓ, 3ℓ 봉투를 도입했다.
전남 광양시는 지난해 반려동물 배설물 처리 목적의 1ℓ 봉투도 출시했다.
이러한 소형 봉투의 입찰 가격은 2ℓ 21.6원, 3ℓ는 23.4원(보령시 기준) 수준으로 5ℓ 28원, 10ℓ 35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소형 봉투일수록 생산 단가는 비싸다.
하지만 봉투 제작은 입찰을 통해 민간업체가 하고 있고, 판매가격 2ℓ(40원), 3ℓ(60원), 5ℓ(100원), 10ℓ(200원)을 고려해도 지자체의 부담이 커질 우려는 없다.
한 시군 관계자는 “아직까지 소형 봉투를 생산할 계획은 없지만 지역민의 요구가 많아지면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