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유사 장기로 미래 팬데믹 막는다

국내 연구진, 세계 최대 규모 실험모델 구축 성공

2025-05-16     조정민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최영기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장과 구본경 유전체 교정 연구단장 공동 연구진이 한국에 서식하는 박쥐에서 유래한 장기 오가노이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바이러스 감염 특성과 특성 면역 반응을 분석할 새로운 연구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기초과학연구원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최영기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장과 구본경 유전체 교정 연구단장 공동 연구진이 한국에 서식하는 박쥐에서 유래한 장기 오가노이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바이러스 감염 특성과 특성 면역 반응을 분석할 새로운 연구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바이러스 및 오가노이드(유사장기) 분야 국내 연구진이 신·변종 바이러스와 미래 팬데믹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실험모델 구축에 성공했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IBS) 최영기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장과 구본경 유전체 교정 연구단장 공동 연구진이 한국에 서식하는 박쥐에서 유래한 장기 오가노이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바이러스 감염 특성과 특성 면역 반응을 분석할 새로운 연구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IF 44.7)에 16일 게재됐다.

감염병의 약 75%는 동물로부터 유래하는데 특히 박쥐는 사스코로나-2(SARS-Cov-2), 메르스코로나(MERS-CoV), 에볼라, 니파 등 다수의 고위험 인수공통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알려져 있다.

박쥐 유래 신·변종 바이러스가 고위험 전염병이나 팬데믹을 유발할 잠재적 위협이 되는 이유다.

박쥐 유래 바이러스 증식 및 전파 특성을 조기 규명하고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연구 필요성이 강조되지만 현재 이 같은 연구를 위한 생체 모델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에 IBS 연구진은 한국을 비롯해 동북아시아 및 유럽에 서식하는 식충성 박쥐 애기박쥐과(Vespertilionidae) 및 관박쥐과(Rhinolophidae) 박쥐 5종으로부터 기도, 폐, 신장, 소장의 다조직 오가노이드 생체 모델을 구축하고 박쥐 유래 바이러스 연구의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현준 선임연구원은 “이번 플랫폼으로 그동안 세포주 기반 모델로는 어려웠던 바이러스 분리, 감염 분석, 약물 반응 평가를 한 번에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실제 자연 숙주에 가까운 환경에서 병원체를 시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염병 대응 연구의 정밀성과 실효성을 크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바이러스기초연구소가 바이러스에 대한 근본적 이해와 과학적 지식 축적을 바탕으로 건강한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