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폐패널 처리공장 부지 일대 알고보니 유적지

市 사업적합 통보속 논란 증폭 조짐 향토사료집에 ‘장평리=유적지’ 기록 처리시설 추진 놓고 주민 반발 지속

2025-05-13     이대현 기자
페태양광 재활용 공장 건립에 반발하는 봉양읍 주민들.이대현 기자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제천시 봉양읍 소재 태양광 폐패널 종합 재활용 공장 설립 부지 일대가 장평리 유적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A사의 공장설립 사업계획서 적합 통보를 두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으며 이 일대 전방위 ‘문화재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 7일 태양광 폐패널 종합 재활용 공장 설립 사업계획에 대해 ‘적합’ 판정했다.

시는 A사에 4번의 보완 요청 후 이 같은 결정했다.

하지만 장평리 일대가 고려시대 기와(와편)가 출토되고 시의 행정관청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알려져 시의 적합 판정에 대한 의문을 더하고 있다.

제천군지와 제천향토사료집 등에 따르면 장평리는 옛 문헌에서 ‘옛 제천 고을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고을은 조선 시대 주(州)·부(府)·군(郡)·현(縣) 등을 두루 이르던 말이다. 지금의 행정관청 중심 지역인 것. 옛 제천시청 자리가 봉양읍 장평리에 위치했다는 얘기다.

또 장평리에는 치소(治所)뿐만 아니라 아사 터(관아)와 객사 터(국왕의 위패를 모시는 곳) 등 큰 시장 등이 형성된 곳이다.

특히 이 일대에서는 들·논에서 유적도 발견됐다.

당시 이곳에서 논을 경작하던 한 노인은 “논을 경작하는 과정에서 리어커 다섯 대분 정도의 기와가 논에서 나와 이것을(기와) 논 한쪽에 묻었다”며 “이곳에 큰 시장이 형성됐고 집이 수십 채가 들어섰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기록돼 있다.

여기에 고려 시대 어골문(물고기 뼈 모양 등 빗살무늬 토기 일종)과 복합문 등도 채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군지와 제천향토사료집은 제천지역의 역사를 기록한 고서다.

제천의 한 향토 사학자는 “봉양읍 장평리는 옛 고서에서 유적지로 평가받았던 지역”이라며 “지금이라도 매장 유물 등과 유적지의 형태 등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유산 주변의 자연경관이나 역사적·문화적인 가치가 뛰어난 공간은 주변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시 관계자는 “장평리가 유적지란 말은 처음 듣는다. 당초 ‘적정’ 판단이 내리기 전 관련 부서를 상대로 사전검토를 했으나 유적지란 말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제천시 봉양읍 장평리와 연박리 주민 40여명은 제천시청 정문에서 폐 태양광 집열판 재처리 공장 신설에 반대 집회를 열고 공장 신설 포기와 제천시의 적극적이고 빠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A사는 봉양읍 장평리 9944㎡의 터에 태양광 폐패널 처리시설을 추진 중이다. 이 시설은 폐패널을 하루 최대 30t 정도 파쇄하는 공장이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