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림만 떠나 더 큰 곳으로 간 점박이물범 ‘봄이’와 ‘양양이’

가로림만 떠난 후 위성 신호 끊겨 관계자 “추적 내용상 건강해 보여”

2025-05-08     나운규 기자
해양수산부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계자들이 강원도 앞바다에서 구조한 점박이물범 암수 한 쌍을 지난해 10월 16일 가로림만 벌말선착장 인근에 방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강원도 해안가에서 구조돼 치료를 받고 충남 충남 서산·태안 가로림만에 방류됐던 점박이물범 ‘봄’이와 ‘양양’이가 가로림만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실시해 오던 ‘봄’이와 ‘양양’이에 대한 위성 신호 추적이 끊겼다고 8일 밝혔다.

2023년 3월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 해안가에서 구조돼 지난해 10월 가로림만에 방류된 수컷 봄이는 방류 다음 날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인근을 거쳐 10월 25일 태안 먼바다까지 진출했다.

이어 북한 평북 신의주 인근과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인근을 오가다가 지난 3월 17일 신의주 인근에서 위성 신호가 끊어졌다.

지난해 3월 강원도 양양군 물치항 인근 해안가에서 구조돼 지난해 봄이와 함께 가로림만에 방류된 암컷 양양이는 경기 제부도와 인천 덕적도, 가덕도 인근을 맴돌다가 지난해 10월 20일 태안과 가덕도 중간 지점에서 신호가 두절됐다.

신호가 끊긴 것은 두 점박이물범에 부착한 위성 추적 장치의 배터리 수명이 다했거나 손상됐기 때문인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위성 추적 내용으로 볼 때 봄이와 양양이는 모두 건강하게 바다를 누볐던 것으로 보이고, 두 개체의 동선이 갈린 것은 서로 다른 무리를 선택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점박이물범이 회유성 동물인 데다, 북한 해역으로 떠난 봄이가 가로림만에 돌아왔다 다시 북쪽으로 향한 점 등으로 볼 때, 올 봄 봄이와 양양이가 가로림만에서 재회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점박이물범은 식육목 물범과에 속하는 포유류로, 천연기념물 제331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해양보호생물 등으로 지정돼 있으며, ‘봄’이와 ‘양양’이가 방류된 가로림만은 최대 12개체의 점박이물범이 확인된 바 있다.

가로림만은 1만 5985㏊의 면적에 해안선 길이는 162㎞, 갯벌 면적은 8000㏊에 달하는 곳으로, 충남도는 가로림만에 자연과 인간, 바다와 생명이 어우러진 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