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든든한 버팀목 되어주는 병원 될 것”
[초대석]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로봇수술센터 등 열어… 의료 역량 강화 대전 유일 5기 연속 상급종합병원 지정 인력확보·미래형 진료 환경 구축 ‘총력’ 운영 효율성 극대화… 재정 건전성 회복 필수 의료·중증 진료 전문성 강화 집중 고난도·중증 환자 유입 선순환 구조 형성 대장암·위암·폐암 등 적정성 평가 1등급 시설·장비 과감히 투자 암 센터 건립 추진
2025-05-06 함성곤 기자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올해로 개원 53주년을 맞은 충남대병원은 대전과 충남의 공공의료를 책임져 온 지역 대표 상급종합병원 중 하나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를 넘어 의대 정원 증원에서 촉발된 의정 갈등으로 인한 혼란에 이르는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공공의료의 역할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충남대병원은 그동안의 성장과 발전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대병원, 나아가 세계적인 병원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로봇수술센터와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 등 첨단의료기술을 도입한 데 이어 암센터 신축을 구상하고 있는 이유다. 충청투데이는 임기 3년차에 접어든 조강희 충남대병원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담=박영문 정치행정부장
-2023년 제24대 충남대병원장으로 취임, 이제 임기 3년 차에 돌입했다. 그간 소회와 성과에 대해 듣고 싶다.
"임기를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지났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 그동안 지역을 대표하는 거점 국립대병원, 지역 의료 컨트롤타워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전 직원이 다 함께 전력을 다한 시간이었다. 세부적으로 환자 중심의 스마트 병원을 위해 첨단 의료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했고, 로봇수술센터와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를 개소해 국립대병원으로서 의료 역량과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그 결과, 권역 내 최고 수준의 중증 진료 실적을 달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대전 지역 유일한 5기 연속 상급종합병원 지정, 국립대병원 경영평가 1위 및 6년 연속 A등급,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최고 등급 달성 등의 성과를 이뤘다. 이러한 결과는 그동안 우리 병원 전반에 걸친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성장과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급변하는 의료 환경과 의정 갈등 상황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각자 자리에서 헌신해 주신 전 직원과 병원을 믿고 찾아주신 환자들의 신뢰 덕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충남대학교병원과 함께해 주신 모든 분과 지역사회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지난 2년간 다양한 성과가 있었겠지만, 반대로 아쉽게 목표 달성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있을텐데.
"지난 2년 동안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당연히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특히 전공의 부재로 인한 진료 운영의 어려움이 가장 컸다.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병동 통합 운영, 인력 재배치 등으로 대응했지만 중증·응급 진료 영역에서는 인력 의존도가 높아 일선 현장의 부담이 상당했다. 그럼에도 병원 구성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묵묵히 역할을 감당해 주신 덕분에 진료의 연속성과 병원 운영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병원 인프라 개선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체계적인 준비와 기반 마련이 필요한 과제였다. 본관동 현대화와 진료 공간 재편 등은 임기 내 완성보다는 실행 기반을 착실히 다져야 하는 과제로, 그간 실행 체계를 구체화하고 대전시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도 지속해 왔다. 앞으로는 의료 인력 확보와 더불어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미래형 진료 환경 구축, 정책 협력을 통한 재정 기반 확보 등을 통해 지금의 아쉬움을 하나씩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의대 입학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벌써 1년이 지났다. 병원 운영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의정 갈등 이후 전공의 부재가 장기화하면서 병원 운영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야간·응급 진료, 수술실 운영 등에서 의료진의 부담이 커졌고, 병원의 기본 진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높은 강도의 업무를 감내하며 대응했다.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해 병동 및 검사실을 통합으로 운영하고 시차 근무제 확대와 인력 재배치 등으로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해 왔다. 이러한 대응은 모든 구성원의 헌신과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로서는 의정 간 갈등이 본질적으로 해소된 상황은 아니며 여전히 입장 차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장에서는 제한적인 복귀 논의가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으나, 진료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작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누적 적자와 세종충남대학교병원 건립에 따른 차입금 상환 부담, 전공의 부재에 따른 진료 운영 차질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며 재정 운영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던 시기였다. 이에 따라 단계별 비상진료체계를 운영하며 본원과 분원의 기능·조직·인력·예산·시스템 전반을 점검해 통합 조정함으로써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예산을 재정비하고 재료비 절감 활동과 부서별 경영 효율화 활동 등도 적극 추진했다. 무엇보다 진료 활성화 전략 중 하나로 필수의료 및 중증진료 분야의 전문성 강화에 집중했다. 진료 시스템을 고도화하니 고난도·중증 환자 유입이 늘어났고, 이는 선순환 구조의 형성으로 이어졌다.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의료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회복해 나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 중에 있다."
-충남대병원은 오랜 기간 지역 대표 병원의 위상을 지켜왔다. 병원장의 시각으로 보는 충남대병원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 병원은 53년이라는 오랜 역사 속에서 지역 주민들의 신뢰와 사랑에 힘입어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을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져 온 만큼 이제는 단순한 병원이 아닌 지역 주민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객관적인 수치로 살펴보면 우리 병원은 대장암·위암·폐암 등 각종 적정성 평가에서 연이어 1등급을 받아 높은 의료 질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또 최근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와 기타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도 각각 최고 등급과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들은 버팀목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코로나19라는 큰 위기 속에서도 선별진료소와 생활치료센터 운영, 지역 주민 대상 예방접종, 중증환자 코로나 치료 병상 등을 운영하며 지역사회 감염 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헌신한 의료진의 모습은 지역 주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리라 믿는다."
-남은 임기 동안 목표가 있다면.
"먼저 지역 중추 의료기관으로서 우리 지역민들이 BIG5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정부 및 지자체와 함께 중증·응급·희귀질환 등 필수 의료 분야를 포함한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과 최종 치료 역량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또 새로운 암 센터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병원 내 공간 부족으로 추가 시설 설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단순히 우수 인력을 영입하는 것만으로는 지역 환자들에게 충분한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다. 시설과 장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 공간 재배치가 전제돼야 한다. 현재 내부 검토가 진행중이며, 이는 단순한 병원 확장이 아닌 지역 암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 국가 필수의료 확충 정책과 맞물려, 우리 병원이 향후 10년, 20년 안에 BIG5 병원 수준의 암 치료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마지막으로 내원 환자와 지역 주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충남대병원에 보내주신 환자분들과 지역 주민의 변함없는 신뢰 덕분에 반세기를 넘어 올해로 개원 53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지역민의 기대에 더욱 부응하기 위해 국립대병원의 책임과 사명을 기반으로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제공과 우리 지역의 의료 안전망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노력과 역량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성장과 발전을 통해 지역과 국가를 대표하는 국립대병원이자 세계적인 병원으로 도약해 환자와 지역 주민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 곁에 늘 함께하는 병원이 되고자 노력하겠다.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린다."
정리=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