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발병 비밀 풀었다… 새 치료 가능성 제시

한국뇌연구원 “뇌 속 ‘숨은 조절자’ 성상교세포 기능 이상때 발현”

2025-04-30     윤경식 기자
한국뇌연구원 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 김정연 박사 연구팀 (좌측부터)강미선 박사후 연수연구원, 김정연 책임연구원, 송석운 연구원.한국뇌연구원 제공.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국내연구진이 성상교세포 내 PLCη1 효소의 기능 분석을 통해 우울증 발현의 메커니즘과 새로운 타깃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뇌연구원은 김정연 박사 연구팀(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이 뇌에서 ‘숨은 조절자’ 역할을 하는 성상교세포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뇌의 신호 전달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인 포스포리피아제C(PLC)는 우울증, 간질 등의 정신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LC 효소 계열 중 하나인 PLCη1에 대해서는 신경증식, 시냅스 가소성 및 신경 흥분성 등의 뇌 기능에 관여할 수 있다고 추측돼 왔으나 구체적인 생리학적 기능은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PLCη1 효소가 뇌의 외측고삐핵(뇌의 시상상부에 위치, 부정적 감정, 우울증 발현과 연관)에 있는 성상교세포에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우울증과 유사한 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PLCη1 효소를 제거한 실험동물 모델은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작동하며 의욕저하, 무기력과 같은 우울증 유사행동을 보였으며 화학 자극을 통해 PLCη1 효소를 활성화 하자 우울증 유사행동이 눈에 띄게 사라지는 양상을 보였다.

또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돼 우울증 유사 행동을 보이는 실험동물의 성상교세포를 관찰한 결과에서도 PLCη1 효소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확인, PLCη1 효소가 사라지면 신경전달 신호가 줄고 신경세포가 흥분해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정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외측고삐핵의 성상교세포에 존재하는 PLCη1 효소의 기능을 발힘으로써 우울증 발현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했다”며 “신경전달물질 조절에 초점을 맞춰온 기존 치료제와 달리 성상교세포, PLCη1와 같은 조절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