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 인문계 정체성·변화 모두 잡아야 생존 가능
국문과 지원율 상승… 노벨문학상 영향 일시적 AI 등 연계해 시대 적합한 학과로 개편 필요
2025-04-28 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지역대 인문계가 다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학문 정체성과 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이형권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는 올해 정시 입시에서 국문과 지원율이 급등한 것과 관련해 "국문과는 우리 말, 우리 글을 공부하는 학과이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입시에 간접적으로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한강의 영향이라고 한다면 노벨문학상 효과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향후 입시에 지속적으로 영향 끼치는 것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국문과가 발전하려면 과거에서 탈피해 문화콘텐츠, 영상 산업 등 시대적합성을 띈 학문과 연계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 교수는 "과거에 비해 교사, 기자 등 직업군이 국문과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어 요즘 시대 인기 있는 전공 분야로 진로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전통적인 커리큘럼으로는 발전 가능성이 없고 AI까지도 관심을 갖고 교과과정에 녹여내며 현실적합성 있는 학과로 거듭나야 한다. 학과 통폐합보다는 학부제나 복수전공 등을 통해 진로의 폭을 융복합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전공자율선택제(무학과), 문·이과 통합 등 교육 정책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대학 내의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윤철 충남대 철학과 교수(학과장)는 "매년 철학과 지원자 수는 대동소이하나 전공자율선택제 시행으로 인해 실질적인 학과 입학 정원이 줄어들었기에 결과적으로 지원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해당 제도 시행으로 학과 자체 정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신입학 이후 1년 뒤에 전공 진입을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인문학과 철학이 지닌 인간 본연에 대한 탐구의 의의, 이의 기술 문명과의 연계성을 고려하는 내용을 전공과 교양 과정 그리고 기타 학술 행사 계기 등을 통해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가치 평가의 핵심적 기준이 된 경제성이 학문의 고유성과 중요성을 훼손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시대의 변화 흐름을 전적으로 간과할 수는 없기에 현실의 과학기술 발전과 병행하되 다양한 방식에서 시대와 사회에 요구될 수 있는 인문학의 가치와 그 의의, 실천적 효용성을 고려해 교육 커리큘럼 구성을 고민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