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정시지원율 늘었다지만 모집인원 감소영향 ‘착시현상’일 뿐

충남대 국문과 2024학년도보다 두배 ↑ 충북대·한남대·단국대(천안) 등도 비슷 "노벨문학상 영향" 장밋빛 해석 있지만 지원자 수 변동 없어 경쟁시대 변화 필요

2025-04-28     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올해 충청권 지역 대학의 국·사·철(국어국문학, 사학, 철학) 학과 정시 지원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의 영향이라는 장밋빛 해석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모집 인원 축소와 낮은 취업률 등 인문계열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도 여전하다.

28일 진학사 스마트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2025학년도 국어국문학과, 사학과, 철학과의 정시 일반전형 지원율은 대체로 전년 대비 상승했다.


먼저 지역거점국립대학인 충남대 국문과의 경우 2025학년도 정시 일반전형에서 8명 모집에 92명이 지원해 11.50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2024학년도(4.91대 1)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충북대 국문과도 7명 모집, 61명이 지원해 8.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충북대 국문과 정시 일반전형 경쟁률은 2022학년도 5.88대 1에서 △2023학년도 7.56대 1 △2024학년도 8.7대 1 등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사립대학 국문과의 정시 지원률 상승세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는 4명 모집, 18명 지원, 4.5대 1로 전년 11명 모집, 40명 지원, 3.64대 1보다 지원율이 올랐다.

단국대 문예창작과(천안)는 35명 모집, 483명 지원으로 13.8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말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국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정시 입시에서 국문과 지원율이 다소 올랐다는 의견도 있다.

지거국·4년제 대학의 사학과·철학과 지원율도 오름세다.

2025학년도 정시 일반 전형에서 충남대 사학과는 지원율 13.33대 1, 충북대 사학과 11.17대 1, 국립공주대 8대 1 등 전년 대비 크게 오름세를 보였다. 한남대 사학과도 9.50대 1, 목원대 역사학과 1명 모집에 10명 지원하며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철학과 정시 경쟁률은 충남대 8.57대 1, 충북대 11.14대 1로 집계됐다.

다만 인문계열 지원율 상승은 일종의 착시효과라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지역 한 국립대 교수는 "지원율 상승은 모집 인원이 줄어드는 데에 따른 현상이지 지원자 수에는 크게 변동이 없다"며 "대학이 학문의 요람이라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고 학생들을 취업 시장에 내보내지 못한다면 도태되는 게 사실"이라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인문학의 존재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시대 흐름에 발맞춰 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인문학과 재학생들 사이에서도 졸업 이후 사회 진출에 대한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국립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졸업 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싶어서 SBI(서울출판예비학교) 준비를 할 계획이 있다"며 "취업과 관련해서 전망이 좋은 학과는 아니라 공무원 준비를 하는 사람도 많다. 지원율도 1-2년 잠깐 반짝하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