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 지정
대형 불화로 압도적 규모와 독창성 가져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扶餘 無量寺 彌勒佛 掛佛圖)가 국보로 지정됐다.
24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괘불도는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거행할 때 내거는 대형 불화로, 압도적 규모와 다양한 도상은 세계 어느 나라의 불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의 독창적인 문화유산이다.
특히 괘불도의 국보 지정은 1997년 7월 괘불 7점이 동시에 지정된 이후 약 30년 만이다. 괘불도는 주로 조선 후기인 17~20세기에 조성됐으며 현재 전국에 약 120여건이 전하고 있다.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장엄신(괘불에서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신체를 아름답게 꾸민 부처님) 괘불의 시작을 연 작품이라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중요하다는 평가받는다.
길이가 약 14m에 달하는 초대형인데도 균형 잡힌 자세와 비례, 적·녹의 강렬한 색채 대비, 밝고 온화한 중간 색조의 조화로운 사용으로 중교화의 숭고함과 장엄함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무량사 괘불도는 화기(불화 하단에 제작 연대, 봉안 장소, 제작 목적, 시주자, 제작자 명단 등을 적은 것)를 통해 법경(法冏), 혜윤(慧允), 인학(仁學), 희상(熙尙) 등의 제작 화승과 1627년(조선 인조 5년)이라는 제작 연대를 명확히 알 수 있는데, 기존에 국보로 지정된 다른 괘불도들보다 제작 연대가 앞선다.
또 화기에 ‘미륵(彌勒)’이라는 주존의 명칭을 밝히고 있어 일찍이 충청 지역에서 유행한 미륵대불 신앙의 전통 속에서 제작된 괘불도임라는 점도 알 수 있다.
이후 제작되는 유사한 도상의 괘불 제작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 한국 괘불도의 확산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규모, 장엄성, 시기성, 상징성, 예술성 등에 있어 우리나라 괘불도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으므로 국보로 지정해 보존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무량사 괘불도를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국보인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와 보물 3건을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행정의 자세로 협조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할 계획이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