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선 레이스 돌입… 충청 민심 향방은 ‘안갯속’
각 당 예비후보들 합동연설회 등 개최 민주당 첫 경선지 충청서 이재명 압승 보수 지지율 분산 속 단일화 여부 중요 유보 20% 넘어… 충청 민심 승부 가를 키
2025-04-20 이심건 기자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제21대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양당의 본격적인 경선 국면의 막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번 주말부터 각 당의 예비후보들이 참여하는 합동연설회와 토론회 등을 잇따라 개최하며,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향한 7주간의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특히 충청권은 더불어민주당이 첫 순회 경선지로 선택한 지역으로, 19일 충북 청주시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민주당의 첫 지역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88.15%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김동연(7.54%), 김경수(4.31%) 후보를 크게 따돌리며 확실한 선두주자임을 입증했다.
충청은 전통적으로 전국 선거의 민심 흐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민주당 내에서도 충청권에서 우세를 점한 후보가 최종 대선 후보가 되는 사례가 반복됐다.
정동영 후보는 17대 대선 당시 충북에서 과반 득표로 본선행을 확정했고, 문재인 후보도 18·19대 대선을 앞두고 충청권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에서 충청 민심의 선택을 받은 후보가 대통령에 올랐다는 사실은 이 지역의 상징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입증한다. 이날 연설회에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모두 충청의 선택으로 탄생했다"는 발언이 잇따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같은 날 서울에서 첫 경선 토론회를 열고 이재명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김문수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집중 거론했고, 안철수 후보는 사법 리스크와 도덕성을 지적했다.
양향자 후보는 이 후보의 AI 공약을 비판하며 무대에서 공약서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등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나 충청권 유권자들의 표심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국갤럽이 4월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1%p, 95% 신뢰수준) 결과, 충청권에서 이재명 후보는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36%를 기록했다. 반면 홍준표(9%), 한덕수(8%), 김문수(5%), 한동훈(10%), 이준석(2%) 등 보수 진영 주요 인물들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34%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현재처럼 보수 지형이 분산된 상황에서 단일화나 전략적 연대가 현실화될 경우, 이재명 독주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 결과 기대’ 응답에서도 충청 민심의 미묘한 균형감각이 드러났다. 대전·세종·충청 지역 응답자 중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7%,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6%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외 정당 후보’는 6%, ‘의견 없음’은 22%였다. 전국 평균(민주당 45%, 국민의힘 32%)과 비교하면, 충청권은 확연히 팽팽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유보층 비율이 20%를 넘는다는 점도 향후 판세 변동 가능성을 높인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충청 민심은 ‘기울지 않은 추’다.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이 분산된 가운데 단일화나 전략적 연합 여부에 따라 향후 판도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면서 "이번 대선에서도 ‘충청의 선택’이 승패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접촉률은 41.7%, 응답률은 14.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