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이들 위해 급식 조리실무사 처우 개선 시급하다
사설
2025-04-16 충청투데이
학교 급식실의 열악한 근로환경 문제는 매년 제기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아직도 먼 이야기다. 낮은 임금과 강도 높은 노동은 물론 열악한 시설 환경으로 인한 산재 노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하다. 특히 최근에는 조리실무자들이 열악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폐암 판정을 받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매일 건강한 밥상을 차리고 있는 조리실무사들이 정작 자신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급식실 조리실무사 10명 중 무려 6명은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환경이 개선되지 않자 어쩔수 없이 퇴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조기 퇴직 비율이 2022년 56.7%에서 지난해 60.4%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입사 3개월 이내 퇴사한 비율도 무려 15%가 넘었고 이로 인해 전국 시도교육청의 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처지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근무 강도는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고 신규 채용도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렵다. 충청권 학교의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세종시의 조리실무사 결원율은 전국 평균(4%)보다 두 배 이상 높은 9% 수준이고 충북의 조리실무사 신규 채용 미달율은 무려 331%로 나타났다. 이처럼 악순환이 반복될 경우 결국 급식의 질은 떨어지고 우리 아이들의 건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매번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교육청 차원의 대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 노동환경 개선 등 교육 당국의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학교 급식실 환경 개선과 처우 개선, 인력 충원은 모두 예산이 수반돼야 하는 일이다. 그렇다보니 근본적인 해결이 더딜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는 조리실무사 근로환경 개선에 쓰이는 예산을 ‘비용’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투자’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