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로 보금자리 잿더미… 대전 주택 화재 증가세
1분기 주거시설 화재, 전년동기比 63% 급증 전체 화재 33.1% 차지… 대다수 부주의 원인 인명피해 이어질 가능성 높아 안전수칙 중요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지난해 감소했던 대전지역 불길이 올해 들어 다시 확산하는 양상을 보여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개인의 소중한 안식처인 집에서 일어나는 화재가 급증하고 있어 인명피해 우려도 큰 상황이다.
15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관내에서 발생한 화재는 251건으로, 전년 동기간(196건)보다 28.1% 증가했다.
인명피해도 사망자 3명, 부상자 12명으로 전년 1분기(사망 1명, 부상 5명)보다 크게 늘었다.
대전지역 화재는 2021년 796건, 2022년 964건, 2023년 1021건 등 매년 증가해오다가 지난해 821건으로 꺾였다.
감소세 전환으로 시민이 화마의 위협으로부터 상당 부분 벗어나는 것처럼 보였는데, 올해 1분기 추세대로라면 다시 불길이 빈번해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화재가 발생하는 장소가 대부분 집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사소한 불길에 보금자리를 잃는 등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자칫 인명피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대전지역 주거시설 화재는 83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51건)보다 무려 62.7% 급증했다.
그러면서 지역 전체 화재에서 주거시설이 차지하는 비율도 33.1%로 장소 유형 중 가장 많았다.
2022~2024년까지만 해도 화재 장소 1위는 비주거시설(3년간 33.1%, 주거는 30.6%)이었는데 올해는 역전되고 있는 것이다.
주택을 덮치는 불길이 많아지면서 올해 1분기 대전에서 주거시설 화재로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전체 화재 인명피해의 3분의2가 집 안에서 일어난 것이다.
일례로 지난 1월 28일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거주하던 60대 여성이 숨지고 90대 여성이 연기 흡입으로 병원에 옮겨졌다.
또 하루 전에는 동구 판암동의 아파트 2층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방화로 60대 남성이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고왕열 우송정보대 재난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겨울철 난방기 사용 증가로 주택 화재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값싼 중국산 전기장판이나 난로를 많이 이용하는데 안전 기준이 미흡할 수 있어 반드시 국내 KS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주택화재는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한다”며 “외출 전 가스밸브를 잠그고 전열기기 콘센트를 반드시 뽑아야 한다. 또 소화기와 화재감지기를 설치하고 가족 모두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