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정원 속 과학 나들이…상상력 피어나나 봄
빈백에 누워 과학과 문학속으로 풍덩 한밭수목원서 사유의 문을 열다 18일 한밭수목원 서원 잔디광장서 개최 한밭도서관 협력 500여권의 도서 준비 빈백과 돗자리서 야외 책읽기 경험 즐겨 레진아트 책갈피·양초로 쓰는 비밀 편지 과학·문학 접목된 체험 프로그램 다양 국내 대표 SF작가들과 문학 콘서트 경서예지 등 출연 감성 가득 힐링 공연 아이들 위한 형형색색 벌룬 버블쇼도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과학이 세계를 탐구하고 이해하는 언어라면, 문학은 그 세계 속을 살아가는 인간의 감정을 담아내는 언어다. 이 두 언어가 만나는 곳에서는 질문이 자라고, 상상이 피어나며 공감이 흐른다. 대전문화재단이 ‘2025 대한민국 과학기술축제’ 속 ‘문학정원 With 사이언스’ 행사로 참여하는 배경에는 그 접점이 존재한다. 충청투데이는 과학과 문학, 자연과 예술이라는 주제로 행사에 참여하는 문화재단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살펴봤다.<편집자주>
◆문학과 과학이 만나는 곳
대전문화재단은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엑스포시민광장 일원에서 열리는 ‘2025 대한민국 과학기술축제’에 ‘문학정원 With 사이언스’ 행사로 참여한다. 대전문화재단의 행사는 18일부터 3일간 한밭수목원 서원 잔디광장에서 펼쳐진다. 크게 체험과 공연을 갈래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먼저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야외문학관과 체험부사가 준비됐다. 초록이 짙어지는 수목원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야외 책 읽기 행사를 넘어 다양한 체험과 음악,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토크를 통해 봄날의 감성을 더할 수 있는 시간으로 준비하고 있다.
잔디 위에 펼쳐진 빈백과 돗자리는 자연 속에 펼쳐놓은 또 하나의 문학관이 된다. 자연과 함께하는 독서, 그 자체가 하나의 문학적인 풍경이다. 한밭도서관과 협력해 마련된 500여 권의 도서는 아동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며, 동화책·소설·에세이·과학·교양서 등 풍성한 문학의 세계로 초대한다. 책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이 공간은 독서의 즐거움을 넘어, 이야기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서 상상력이 피어나고, 각자의 속도로 읽어 내려가는 이야기 속에서 자신만의 질문이 자란다.
다양한 융합 체험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이 과학적 상상력을 문학적으로 표현하며 새로운 관점을 체험할 수 있다. ‘시확산 시민운동’에 선정된 지역 시인들의 구절이 삽입된 레진아트 책갈피 만들기체험, LED무드등 만들기 체험, 대전문인의 시구절 꾸미기, 필사 챌린지 등 문학적 프로그램과 셜록홈즈 과학수사 체험, 준비한 재미있는 암호풀이 도전, 양초로 쓰는 비밀 편지 등 과학과 문학이 접목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된다.
◆공연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국내 대표 SF 작가들과 함께하는 문학 콘서트다. 18일은 ‘한국 괴물 백과’,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의 저자이자 ‘유 퀴즈 온 더 블록’, ‘알쓸축잡’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과학의 문턱을 낮춘 곽재식 작가가 최승희 아나운서와 ‘상상력과 과학적 탐구’에 대한 대담을 나눈다.
19일에는 ‘종의 기원 담’으로 한국 SF 최초로 전미 도서상 후보에 오른 김보영 작가와 우리지역 출신의 인기 시인 손미가 ‘미래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두 작가는 문학과 과학의 접점, SF라는 장르가 품고 있는 상상력과 질문의 힘, 그리고 우리가 맞이할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더해, 감성적인 무대를 책임질 유명 가수들이 출연해 행사의 열기를 더한다. 18일은 목소리 깡패, 고음 깡패로 불리는 신예 발라드 가수 경서예지, ‘Bye Bye Bye’등 호소력 짙은 발라드곡으로 사랑받아 온 먼데이키즈가 출연해 불타는 금요일을 수놓는다.
19일에는 ‘내게다시’, ‘It’s you’, ‘고백’, ‘Rain’, ‘너에게 주고싶은 세가지’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추억을 선사할 박혜경, 슈퍼스타 K출신으로 ‘잘됐으면 좋겠다’ 등 감미로운 발라드로 사랑받는 홍대광이 출연해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꾸미며 관객들의 마음을 울릴 예정이다.
수목원의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자연 속에서 잔잔히 흐르는 감성적인 음악 공연들이다. 행사 기간 ‘들썩들썩인대전’ 지역 예술단체의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며, 관람객들에게 소소한 음악의 즐거움을 전한다.
클래식·컨트리·팝·대중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문학과 과학의 경계를 부드럽게 녹여준다. 아이들을 위한 벌룬버블쇼도 준비되어 있다. 형형색색의 풍선과 거대한 비눗방울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향연은 마치 동화책 속 한 장면처럼, 아이들에게 꿈과 환상의 순간을 선사할 것이다.
◆과학과 문학, 함께 묻고 함께 답하다
AI기술이 일상 깊숙이 들어와 예술의 영역까지 침범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창의성은 어떤 의미일까? 기후 위기의 시대에 예술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이런 물음에 답하기 위해 과학은 필수이고, 문학은 불가결하다. ‘문학정원 with 사이언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과학과 문학이 함께 질문하고, 함께 상상하고, 함께 사유하는 축제. 이곳에서 자라나는 것은 단지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를 향한 새로운 시선이기도 하다.
이번 문학콘서트에 출연하는 곽재식 작가는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판타지의 세계에서는 마법을 아는 사람이 존경받는데, 실제 세계에서 마법 같은 일이 과학이다’라고 말했다. 봄바람이 살랑이는 이번 주말, 과학이라는 마법의 주문을 찾으러 한밭수목원으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