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에 떠넘기기까지… 충주 도시바람길 공사 총체적 난국

충주 도시바람길숲 조성공사中 인도 훼손으로 시민 보행 위협 도면과 맞지 않은 시공 등 부실 충주시, 시공사 감싸며 대응눈살

2025-04-04     김의상 기자
공사 현장의 중장비 및 축대 시공에서 파손된 것으로 보여지는 현장의 모습.사진=김의상 기자
블럭 축대 뒷채움이 시공된 모습이지만 시공 도면과 일치하지않게 시공되어 있는 현장 모습.사진=충주시
인도 경계 축대는 뒷채움은 25mm 골재로 채우고 약 60~70cm 폭으로 채우고 부직포를 설치가 원칙인데 시공상 문제로 인해 비가 오면 골재와 토사가 뒤 섞여 노출되고 있는 모습이다.사진=김의상 기자

[충청투데이 김의상 기자] 충주시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이 부실공사 논란에 휘말리며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도심의 열섬현상을 줄이고 쾌적한 녹지 환경을 조성한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현장에서는 인도가 파손되고 축대는 도면과 다르게 시공되는 등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사업 부서와 관리 부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해 보인다.

충주시 사직산 일원에서 추진 중인 도시바람길숲 조성공사는 문화재 발굴 조사로 인해 약 5개월간 지연됐다가, 올해 3월 재개돼 8월 11일까지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재착공 이후 현장 곳곳에서 인도가 심각하게 훼손돼 시민 보행 안전조차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행정의 대응 태도다. 충주시 정원도시과 관계자는 “시공사가 도로 밖에서 축대 공사를 했다”며 “인도 파손이 무조건 시공사의 책임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해, 시공사를 감싸는 듯한 해명을 내놓았다.

반면 도로와 인도를 관리하는 도로과 측은 “시공 이후 인도 훼손이 시작됐으며 수차례 원상복구를 요청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시공사의 명백한 책임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장 점검 결과는 더 충격적이다. 인도 경계 축대는 도면과 맞지 않게 시공됐고, 뒷채움 폭이 70cm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간이 다수 확인됐다.

골재 뒷채움은 불량했고, 부직포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세골재가 축대 사이로 노출돼 시공기준을 무시한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러한 부실공사가 시민들이 매일 오가는 도심 한복판에서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주시의 관리·감독이 얼마나 안일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시를 ‘푸르게’ 만들겠다며 시작한 사업이 오히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도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는 것이다.

충주시는 현재 국가정원 지정을 목표로 전방위적인 녹지 조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도시바람길 공사처럼 공사 지연, 시공 불량, 기관 간 책임 회피가 반복된다면, ‘국가정원’은커녕 ‘세금만 낭비한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충주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박상호 의원은 “부실공사와 인도 파손 문제에 대해 철저한 현장 감사를 통해 엄중히 책임을 묻고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들은 “이게 숲이면 차라리 그냥 두는 게 낫겠다”고 일침을 날린다. 충주시는 지금이라도 전면적인 감사와 공사 전수조사를 실시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때다.

김의상 기자 udrd8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