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서산 대산항… 물류 이어 국제 관광 허브 날갯짓

국제 크루즈선 유치로 지역경제 활력 도시 경쟁력 높일 역사문화 자원 풍부 대산항→서산항 명칭 변경 등은 과제 터미널 시설 확충·관광 인프라 정비 必

2025-04-03     전종원 기자
서산 대산항 전경. 서산시 제공

[충청투데이 전종원 기자]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장 가까운 서해안 요충지인 서산대산항이 긴 침묵을 깨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4년 국제여객터미널 기공식을 시작으로 해상 교류의 교두보로 주목받았지만, 국제여객선 취항이 무산되며 수년간 활용되지 못한 채 지역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서산시는 멈추지 않았다. 변화하는 관광 흐름 속에서 크루즈 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유치 활동과 관광 콘텐츠 개발에 힘썼고, 마침내 2024년, 국제 크루즈선 유치라는 결실을 맺었다. 서산대산항은 다시금 활력을 얻고 있다.

크루즈 산업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산업이다. 관광객들은 항구에 머무는 동안 숙박, 음식, 쇼핑,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를 유발하며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서산이 가진 해미읍성, 간월암, 용현계곡 등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은 크루즈 상품과의 연계를 통해 도시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다문화 교류의 관문으로서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서산을 찾고, 한국 문화와 직접 교류하며 지역 사회는 자연스럽게 세계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이는 서산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국제도시로 성장하는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크루즈 관광은 체류형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여행이 아닌, 지역의 매력을 깊이 있게 체험하고 재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지역 내 소상공인과 관광업계 전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항만 명칭을 현재의 ‘대산항’에서 ‘서산항’으로 변경하자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항만이 행정구역상 서산시에 속해 있고, 도시 전체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서산항’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지금처럼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시점이 변경의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크루즈 터미널 시설 확충과 관광 인프라 정비, 외국어 안내 시스템 구축 등 관광객 맞이를 위한 기반 마련도 시급하다. 이러한 조건들이 갖춰질 때, 서산대산항은 명실상부한 서해안 관광 거점 항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5월 19일, 서산대산항에서는 대만 기륭과 일본 나가사키를 거쳐 부산으로 향하는 6박 7일의 국제 크루즈 여행이 출항한다. 멈춰 있던 시계를 다시 돌리는 서산의 도전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제 서산대산항은 새로운 미래를 향해 항해 중이다.

 

전종원 기자 smar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