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여야 원내대표 회담 ‘동상이몽’… 입장차만 재확인
여야 원내대표, 추경 관련 이견만 확인 與 “시급 예산만 반영… 야당 협조 필요” 野 “알맹이 없는 쭉정이 추경” 맞대응
2025-03-31 김대환 기자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탄핵 정국 극한 대립 속에서 여야 원내사령탑이 어렵사리 마주앉았지만 이렇다할 성과 없이 서로간의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31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가졌지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이견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또 양당 원내사령탑은 탄핵 정국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마은혁 재판관 임명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며 서로의 주장만을 되풀이했다.
이날 여야가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결국 4월 임시국회 일정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1일부터 상시 본회의를 열자는 주장이고 국민의힘은 필요시 합의에 따라 개최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여야간 고발전이 이어지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경과 임시국회 일정을 놓고 충돌하면서 헌재 탄핵 심판과 맞물려 장기적인 갈등 국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1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안이 산불 피해 지원가 인공지능, 미국발 통상 문제 대응 등 시급한 예산만을 반영했다며 야당의 협조를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추경을 먼저 시급하게 통과시킨 다음에 여당과 야당이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 구조를 만들어야 국민들께서 안심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추경의 규모가 너무 작다면서 과감한 추경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쭉정이에 불과하다"면서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감한 투자만이 현재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 그때그때 찔끔찔끔 언 발에 오줌 누는 식 아니고 실질적이고 과감한 추경 편성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예비비 증액 문제와 민생지원 사업 부분에서 이견이 큰 만큼 여야가 빠르게 추경안 합의에 이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 원내대표는 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를 놓고도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이미 야권에서 한덕수 권한대행 총리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놓고 ‘쌍탄핵’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의 신경전이 거셌다.
박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의 온전한 구성을 방해하고 내란을 지속시키며 헌정 붕괴와 경제 위기를 키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한 권한대행을 향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헌정질서 수호에 적극 협력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뜻대로 움직이는 헌법재판관은 독립운동가이고 뜻에 배치되는 헌법재판관은 을사오적이란 말 자체가 헌법재판관에 대한 모독이자 협박이자 겁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론에 참여하지도 않은 마은혁을 임명해서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민주당이 주장하는 조속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주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