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 잇는 산불 피해 지원… 이제 우리가 갚을 차례
사설
2025-03-30 충청투데이
경남 산청·경북 의성·울산 울주 둥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의 피해가 엄청나다. 현재까지 파악한 피해규모만 4만8150㏊라고 한다. 축구장 6만7400개, 여의도 면적(290㏊)의 166배나 된다.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를 훨씬 뛰어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 산불로 사망자 28명을 포함해 65명의 인명피해와 주택 등 시설 3500여 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재민 3만여 명중 2000여명은 귀가를 하지 못해 체육관 등에서 숙식을 하고 있다.
소방대원과 이재민들이 겪고 있는 고충이 얼마나 클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SNS에 올라온 소방관의 저녁밥 사진이 가슴을 울린다. 일회용 종이그릇에 담긴 밥과 미역국에 반찬이라곤 김치와 콩 몇 점이 고작이었다. 임시시설에 거주하는 이재민들은 구호당국이 나눠준 텐트 속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식사며 잠자리며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닐 거다. 삶의 터전인 가옥이 전소돼 돌아갈 곳이 없다고 한다. 피해규모가 워낙 커 복구에 얼마나 걸릴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는 지난 2007년 12월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에 의한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1만2547㎘의 원유가 유출돼 일대 해역은 기름 범벅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전국에서 몰려온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조약돌 하나하나를 닦아내 죽음의 바라를 생명의 바다로 되돌려 놓았다. 전 세계가 기적을 일궈냈다고 극찬했다.
이런 기적을 산불피해지역에서 다시 한 번 보여주자. 이제 우리가 갚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