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건강한 성장을 위한 연구

양소영 ETRI 지역산업IT융합연구실 선임연구원

2025-03-16     충청투데이

언제부터였을까. 생일을 맞이한 친구에게 ‘생일 축하해.’라는 말과 함께 ‘우리 건강하게 같이 오래 지내자’라는 말을 꼭 덧붙이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건강이라는 단어는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하며 모든 이의 큰 관심사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꽤 오랜 시간 동안 의료 분야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는 참 신기하게 질리지도 않고 매력적인 분야라 느끼고 있다.

아마 그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개발한 기술이 우리 삶과 바로 연결이 되고, 다른 분야보다 즉각적으로 그것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많은 의료 기술이 개발되고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단순히 장수만을 원했다면, 요즘은 그냥 오래 사는 것보다 자신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나이 들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웰에이징(Well-aging), 웰니스(Wellness)의 개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신체적인 건강과 더불어 정신적인 건강과 관련한 기술 개발의 수요도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의료 패러다임 또한 치료, 진단에서 예방, 관리로 변화하고 있다.

필자는 올해 우리 연구원 내부의 차세대 주역 신진 연구 트랙을 통해, 내가 제안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고 이 연구 주제 또한 의료와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 테마는 과불화화합물이라는 재료에서 시작한다. 과불화화합물은 유기 불소계 화합물의 일종으로, 화학적으로 안정하며 우수한 물성을 가져 반도체, 자동차, 생활용품,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 및 제품에 폭넓게 적용되고 주목받았던 재료다. 하지만 난분해성의 특성으로 인해 인간, 생물체, 식품 등에 잔류해 여러 문제를 유발해 ‘Forever chemicals’라 불리며, 특히 체내에 축적될 경우 발암 가능성, 면역 질환 및 태반을 통한 태아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최근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해당 재료의 사용을 제한하며,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필자는 이와 관련해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현재 의료 트렌드의 시각에서 바라봤고, 의료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질병 예측 연구 분야를 제시했다. 그리해 도출된 주제는 유전 정보 분석을 바탕으로 체내 축적된 과불화화합물로 인한 질병 예측이 가능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전 국민이 혈액 정보만으로도 과불화화합물에 대한 노출 여부와 이로 인한 질병 예측, 예방 및 치료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라는 다소 큰 목표를 세웠다. 이번 신진 연구는 이 목표를 위한 첫 발걸음이다. 이 연구가 정말 의미 있는 결과를 가지기 위해서는 의료, 바이오,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를 수행하며,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한 단계 더 건강하게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일을 하면서 국민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정말 운이 좋게도 이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고, 오랜만에 도전의 설렘이 어떤 것인지 느끼게 됐다. 이 마음을 잊지 않고 우리 모두의 건강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의료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함으로써, 많은 인류를 위한 문제 해결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