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경쟁 영유아 사교육 시장 효율성 따져봐야

사설

2025-03-13     충청투데이
사교육 학원[연합뉴스TV 제공]

영유아 대상 학원가에서 ‘4세 고시’와 ‘7세 고시’란 말이 떠돌고 있다. 4세 고시는 이른바 ‘세는 나이’로 5세를 대상으로 한 유아 영어유치원 등에 입학하기 위한 레벨테스트를 말한다. 7세 고시는 초등학교 입학 전 유명 초등 영어 및 수학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빗대 나온 말이다. 이는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영유아 사교육 시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 영유아들이 사교육 경쟁 열풍에 내몰린 세태를 풍자한 것이다.

정부가 6세 미만 취학 전 영유아 가구 부모 1만 324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24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에 따르면 영유아 사교육 참여율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7.6%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2세 이하가 24.6%, 3세 50.3%, 5세 81.2%로 나타났다. 또 6세 미만 아동의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33만 2000원으로 집계됐다.

학원 유형 중에서는 3시간 이상 영어유치원의 월평균 비용이 154만 5000원으로 조사됐다.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 저연령화되고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심지어 학원가와 학부모 사이에서 나돌던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도 이제는 구버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4세 반’을 운영하는 영어학원도 있다고 한다. 입학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선행 교육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욱 낮은 연령대로 사교육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감출 수 없다. 과도한 교육비도 문제지만 한글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말 그대로 영유아들이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것이 교육 효율 측면에서 바람직한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교육은 단기적인 효과도 간과해서는 안 되지만 중장기적이면서 종합적인 측면에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도 영유아 학원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비용 적정성에 대한 단속 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세계적인 석학인 유발 하라리는 학교 교육의 90%는 30년 후에는 쓸모가 없어진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이 일상화된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 적절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