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작 최첨단 우주망원경, 8전 9기 끝에 우주로

천문연·나사 공동개발 스피어엑스 발사 성공 25개월 간 관측 임무 수행·우주지도 제작도 “우주 생성·진화 이해하는 중요 단서 기대”

2025-03-12     김중곤 기자
스피어엑스를 실은 채 기립해 있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사진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한국의 기술력이 담긴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8전9기 끝에 우주로 날아올랐다.

12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NASA)가 공동 개발한 우주암원경 스피어엑스(SPHEREx) 오후 12시10분경 미 캘리포니아주 벤덴버그 우주군 기자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스페이스엑스의 우주발사체 팰컨9에 탑재된 스피어엑스는 이날 12시52분경 발사체에서 분리돼 고도 약 650㎞ 태양동기궤도에 도달했으며, 1시30분경 나사의 근우주 네트워크인 노르웨이의 스발바르제도 지상국센터와 교신에 성공했다.

지난달 28일부터 무려 8차례나 발사가 연기되다가 마침내 우주에 안착하며 본격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다.

스피어엑스는 지상에서 관측하기 어려운 적외선을 볼 수 있는 우주망원경으로, 2019년부터 나사의 중형 탐사 미션으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주관 하에 추진됐다.

12개 기관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특히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공동개발에 참여한 유일한 국제 협력기관이다.

스피어엑스(SPHEREx) 상상도. 우주항공청 제공

발사에 성공한 스피어엑스는 37일간의 초기 운영 단계를 거쳐 약 25개월간 관측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지구 극궤도를 98분 주기로 하루 14.5바퀴 공전하며 우주를 600회 이상 촬영해 세계 최초로 적외선 3차원 우주지도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에서 얼음 상태로 존재하는 물과 이산화탄소의 분포를 지도화하고, 특히 생명체가 있을 수 있는 환경을 파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스피어엑스는 10억개 이상의 은하 분포를 측정해 빅뱅 직후 우주 급팽창 원인과 배경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어두운 은하의 빛 총량을 측정해 은하 형성과 진화의 비밀도 풀지 관심이다.

한국 측 연구책임자인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스피어엑스는 적외선 3차원 우주지도와 전천 분광 목록을 통해 우주의 생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의 성공적인 발사는 인류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인 우주 초기의 빛 탐색과 은하의 형성 과정에 있어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며 “이는 한국의 우주과학 분야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