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급과잉·美 관세… 당진 현대제철 연이은 악재에 ‘몸살’

中 공급과잉·美 관세 단기간 해결 어려워 노조 파업… 직장 폐쇄 단행 등 강대강 대치 하청노동자 추락 등 중대재해 문제 도마위

2025-03-05     인택진 기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 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인택진, 박현석 기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사상 최대 성과급 요구와 이에 따른 직장 폐쇄까지 더해지면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겹치며 현대제철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발(發) 저가 철강 공습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이 과잉 생산한 철강 제품을 해외 시장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은 가격 경쟁에서 밀려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 시장까지 유입되면서 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철강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현대제철은 노사와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의 450%에 더해 1000만 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지난달부터 파업을 진행 중이다.

사측은 경영 환경 악화를 이유로 이에 반대하고 있으며 결국 지난달 24일부터 당진제철소 일부 공장의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이는 현대제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사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직장 폐쇄 조치가 노조의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한 초강수로 해석하고 있다.

노조 또한 강경 대응을 예고하며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 정부가 자국 철강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 철강 수출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산 철강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으로 현실화될 경우 현대제철의 대미(對美) 수출 물량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최근 중대재해가 잇따라 반복되면서 안전 문제도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지난달 11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공사현장에서 하청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보다 앒선 지난해 12월에는 가스 누출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두 달 만에 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당진 현대제철 제1고로 인근에서 운반 열차에 실려있던 쇳물 300t이 누출되며 열차에 불이 났다.

이번 사고로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설비 노후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빠른 시일 내에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고, 글로벌 철강 시장 변화에 맞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노사 갈등뿐만 아니라 안전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당진=인택진 기자·박현석 기자